금융감독원이 고객예탁금 통계를 잘못 처리해 투자자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일 고객예탁금 잔고를 발표하면서 4일하루동안
5천12억원이 증가해 총 잔고가 4조5천1백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투자자들은 주가가 다시 큰 폭의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를
부풀리는가 하면 자금의 실체를 놓고 온갖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무더기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난 것은 금융감독원이
예탁금 합산과정에서 착오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4일자 고객예탁금이 대폭 늘어난 것은 전날 누락됐던
3천2백66억원을 추가로 합산한 때문이라고 7일 해명했다.

지난 3일자 고객예탁금 집계때 대신증권 창구에서 늘어난 고객예탁금
3천2백98억원을 32억원으로 잘못 읽어 3천2백66억원이 누락됐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지난 4일자 실제 고객예탁금은 1천2백53억원이 감소한 것이
아니라 2천13억원이 증가했고 5일자는 5천12억원이 아니라 1천7백46억원이
늘어난 것이라고 수정했다.

금감원의 집계 착오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투자자는 "3일자 고객예탁금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을 보고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 선물매도 포지션을 취했다가 손실을 입었다"고
호소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증시지표를 터무니없이
발표한 것은 단순한 집계오류 정도로 덮어두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말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