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Yahoo!)는 인터넷의 대명사다.

야후라는 검색엔진이 나오면서 인터넷은 대중화됐다.

야후는 "정보의 바다" 인터넷을 쉽게 누빌수 있는 "지도"다.

대만계 미국인 제리 양과 데이비드 필로라는 스탠퍼드 대학생 두사람이
94년 처음 선보인 야후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터넷 검색엔진이다.

95년 4백만달러의 벤처자본을 빌려 창업한 야후의 그해 매출액은 겨우
1백40만달러.

다음해인 96년 나스닥에 주당 가격 13달러에 등록한 야후의 성장은
"신화적"이다.

96년 1천9백70만달러, 97년 6천7백40만달러, 지난해는 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몇차례의 주식액면분할을 거친 야후의 지난 1월 최고 주가는 4백45달러.

지금은 3백40달러선으로 떨어졌지만 그래도 싯가총액은 3백40억달러다.

출범한지 4년도 안돼 회사가치가 9천배쯤으로 뛰었다.

무엇이 야후를 세계 최고의 인터넷 회사로 만들었을까.

흔히 마케팅이론에서 얘기되는 "부르기 쉽고 잘 외워지며 기분 좋을때
내는 소리"인 "야후" 브랜드가 성공요인의 전부는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글로벌 스탠더드의 선점이었다.

"표준"은 국경의 한계를 뛰어 넘어 세계 어디서나 통한다.

가장 많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할수 있다.

야후는 가장 먼저 시작함으로써 "사실상의" 표준을 차지했다.

누가 공인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룩한 표준이다.

"최초"라는 강점을 안고 "최고"로 올라선 것이다.

디지털 광속경제에서는 그것이 가능해진다.

인터넷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 넘는 가장 강력한 미디어다.

모든 상품.기술정보는 인터넷을 타고 삽시간에 세계 구석구석으로 퍼진다.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든다.

먼저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표준이 될수 있다.

특히 인터넷시대의 표준은 후발주자들에게는 거대한 장벽이다.

웬만한 기술력이나 차별성으로는 그 벽을 뛰어넘기 어렵다.

인터넷의 표준은 세계를 그물처럼 엮는 "월드와이드웹(WWW:World Wide Web)"
속에서 수많은 네티즌들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된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갈수록 시너지효과를 낸다.

"최초=최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떠오르고 있는 배경이다.

야후는 변신에서도 선두에 섰다.

처음 검색엔진이었던 야후는 검색서비스 콘텐츠게이트웨이 인터넷미디어
인터넷포털 쇼핑포털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언제나 먼저 만들어 냈다.

야후 이후 엑사이트(Excite) 라이코스(Lycos) 인포시크(Infoseek) 등
편리한 검색엔진이 잇따라 등장했다.

그러나 어느 것도 야후의 자리를 넘보지는 못했다.

"표준"의 힘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윈도를 무기로 MS는 세계의 PC 운영체제(OS)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PC와 윈도를 떼어놓고 생각할수 없다.

최근에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을 제치고 당당히 세계최고의 기업으로 올라
섰다.

MS의 현재 주식 싯가총액은 4천3백억달러 수준.

국내 최대의 기업인 한전의 1백50억달러에 비해 30배나 된다.

그 원동력은 다름아닌 "최초"의 추구다.

그것은 끊임없는 혁신에서 나온다.

MS는 갓 들어온 프로그램 기술자들에게 강조하는 근무지침이 있다.

"당신이 만든 제품을 스스로 부숴 없애라(Obsolete your own products)"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생각을 바꿔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라는 주문이다.

그런 혁신적인 사고가 MS도스의 틀을 벗고 윈도를 만들어 내면서 "최고"
(표준)의 자리를 차지했다.

디지털 광속경제에서 일단 표준을 선점하면 엄청난 부가가치가 약속된다.

모든 관련 제품이 그것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시장은 한곳으로 모이기
때문이다.

시장단위는 한 지역 한 국가가 아니라 전세계다.

인터넷 시대의 표준이 반드시 "기술"일 필요는 없다.

브랜드도 표준이 될수 있다.

인터넷은 호환성을 전제로 세계 시장을 하나로 만들기 때문이다.

표준은 그래서 정보의 독점이 아니라 공개와 공유를 통해 새롭게 창출된다.

이트레이드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사이버증권사인 찰스슈와브(schwab.com)
가 그런 사례다.

찰스슈와브는 지난 87년 뱅크아메리카에서 독립한 증권회사.

90년대초부터 온라인거래에 나섰다.

지금은 세계 최대의 증권회사로 올라섰다.

이 회사는 현재 5백60만명의 고객과 거래하면서 4천9백10억달러의 고객
자산을 운용한다.

찰스슈와브의 주식싯가총액은 현재 2백80억달러 수준.

1백년의 역사에 1조5천억달러의 고객자산을 굴리는 메릴린치(2백69억달러)
를 앞질렀다.

지난해말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사이버 증권거래 시장 선점의 위력이다.

표준의 선점은 확실한 성공을 보장한다.

디지털 광속경제에서 표준선점의 지름길은 "남보다 먼저 하는 것"이다.

사이버공간이 기회의 땅인 이유다.

[ 특별취재팀 = 추창근(정보통신부장/팀장)
손희식 정종태 양준영(정보통신부) 한우덕(국제부)
조성근(증권부) 유병연 김인식(경제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