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캠코더시장에 격랑이 일고 있다.

캠코더가 지난해말 수입선다변화 품목에서 해제되면서 일본 전자업체들이
대규모 대한공세를 채비하고 국내업계가 맞대응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말 수입금지가 풀린 일제 상품이 캠코더만은 아니지만(총 32개
품목)NG밀링머신 자동포장기계 등과 같은 자본재는 국내기업들의 설비투자
위축으로 수요가 감소, 아직은 탐색단계고 지프차등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않고 있다.

국내 캠코더 업계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역시 소니.

소니는 한국시장의 60%를 장악한다는 목표아래 다각적인 판촉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소니의 한국현지법인인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아시아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한다는게 우리의 목표"라며 "여기에는 물론 한국시장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소니의 브랜드 파워나 제품력으로 볼 때 결코 무리한 목표가 아니다"는게
그의 설명.

<> 소니의 전략 =소니는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먼저 대리점을 확충키로
하고 최근 대리점 모집 광고를 냈다.

현재 2백여개에 불과한 대리점을 두배가량 늘린다는게 소니의 계획.

소니는 이들 대리점을 통해 오는 10일께부터 캠코더의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초기 판매제품은 6mm 디지털 비디오카메라 2종, 하이 8mm 카메라 2종,
8mm 카메라 2종 등 총6개의 최신형 모델로 물량은 이미 반입이 끝난
상태다.

소니는 판매개시에 맞춰 TV광고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업체에 비해 절대 열세인 애프터 서비스를 보강키위해 서비스 요원을
추가 선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소니의 이번 캠코더 시장공략은 지난해 7월 25인치미만의 소형 TV가
개방됐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없을 정도로 공격적이다.

파나소닉 샤프등 다른 일본업체들도 한국의 캠코더시장 공략을 준비중이나
소니처럼 위협적이지는 않다.

소니가 이처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은 한국내 보급률이
90%를 넘는 TV와 달리 캠코더는 보급률이 10%미만에 불과, 그만큼 수요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연간시장은 5만대 정도.

게다가 다른 가전 제품과 달리 캠코더는 한국내 경쟁업체도 삼성전자
한 회사에 불과, 소니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눈독을 들일만한 시장이다.

LG전자와 대우전자도 캠코더 시장에 참여했었으나 각각 98년과 96년에
철수했다.

<> 국내업체의 대응 =국내 시장을 놓고 소니와 격돌하게된 삼성전자는
우선 가격경쟁에서 앞선다는 점을 강조한다.

같은 모델일 경우 소니제품보다 값이 20~30%가량 싸다는 것.

삼성은 캠코더의 핵심부품인 LCD(액정표시장치)의 경우 세계 최고의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력에서도 소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은 1.4분기중 가벼우면서 활용성을 높인 신제품을 내놓고 광고도
재개할 계획이다.

또 컴퓨터 보급이 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디지털 캠코더분야도 강화,
가격을 대폭 낮춘 일반용 제품을 조만간 내놓기로했다.

소니의 공세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의 목표는 적어도 국내시장의 50%는 지키겠다는 것.

삼성전자는 일제 캠코더의 수입선다변화 해제에 대비, 지난해 캠코더
사업체제를 재정비했다.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캠코더사업 특성을 반영, 조직을 팀제로 바꾸고
비주력부문은 분사를 통한 아웃소싱으로 돌려 비용을 절감할 수있도록 했다.

특히 연구개발비를 25%정도 늘리는등 독자기술 개발을 강화, 부품국산화율
을 97년 60%수준에서 지난해 75%(올상반기 80%목표)로 높였다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내 캠코더시장을 둘러싼 소니와 삼성의 대결은 단순한 시장쟁탈전이
아니다.

캠코더가 첨단기술의 결정체라는 점에서 누구의 기술이 최고인지를
가름하는 기술력의 싸움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소니가 한국시장에서 명성을 드높일 것인지, 삼성이 "애니콜"로 모토로라를
밀어냈듯이 소니를 물리쳐 다시한번 성가를 올릴 수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