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은 IMF를 등에 업고 올 한햇동안 선진국형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무보증채 위주의 시장재편, 국채의 지표채권 등장, 채권싯가평가제 도입
등이 그것이다.

회사채수익률은 천정까지 치솟았다가 바닥까지 떨어지는 등 1년내내 크게
요동쳤다.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IMF 충격으로 금년초 한때 연30%로 사상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20%수준의 살인적인 고금리도 2달이상 지속됐다.

겨우 3월들어서 외환위기 우려감이 다소 완화되면서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10월중순에는 회사채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한자릿수에 진입했다.

회사채수익률이 이처럼 급변하는 동안 채권시장의 기준금리도 2차례나
바뀌었다.

기준금리가 3월16일에 은행보증 회사채에서 보증보험보증 회사채로
바뀌었다.

9월1일부터는 무보증 우량회사채로 다시 변경됐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회사채 지급보증업무가 중단됐고 보증보험회사마저
부실로 인해 사실상 보증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회사채시장은 보증에서 무보증으로 전면 재편됐다.

지난해까지 무보증 회사채의 비중은 전체 발행규모의 10~20%에 불과했으나
지난 8월이후에는 90%이상으로 높아졌다.

수익률도 발행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제각각 달라 스프레드(가산금리)도
다양해졌다.

국채가 정기적으로 대량 발행되면서 지표채권 자리를 타진한 것도 큰 변화
중의 하나다.

올해 12조4천억원이 발행된 국고채권의 하루 거래량도 1천억원대에 육박했다

지난10월말 정부가 금융기관의 회사채 보유한도를 규제하기 시작한 이후에는
국채가 사실상 지표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게 채권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또 다른 변화는 5대그룹의 채권시장 독식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올들어 5대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40조2천2백25억원으로 전체
회사채 발행물량(55조8천6백8억원)의 72%를 차지했다.

5대그룹 비중은 96년 37.5%, 97년 56.9%였다.

금년도 채권발행물량은 4백91조원이다.

회사채와 국채 발행 러시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시장규모가 3백61% 확대된
셈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경과물 거래가 5천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해 실시된 채권대차거래와 채권싯가평가제
가 뿌리내리도록 하는게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