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경제 붕괴와 더불어 이른바 헤이세이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일본에서도 금융분야를 중심으로 기업 도산이 줄을 잇고 있다.

그 가운데 불황탈출과 경제재생을 위한 기업 구조조정도 가속되고 있다.

이같은 시점에서 "비즈니스 힌트"(구사카 키민도.호리 코이치 공저, PHP
연구소 출판)는 정부의 행정개혁과 규제완화, 기업인의 발상 전환을 주창해
동병상련에 처한 우리의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일본인들은 도쿄 중심, 대기업 중심으로 모두가 1류(메이저) 또는
다수파에 속하고 싶어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도쿄는 이제 만원이고 지쳐 있으며 대기업도 완전히 노후화해서
새로운 시대에 대응할 수 없는 공룡조직으로 변했다.

따라서 저자는 지방의 에너지를 활성화하고 활력을 가진 독창적 중소기업이
일본을 되살릴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비즈니스 찬스나 꺼리가 없다고 푸념하고 있지만 대기업이 손대지 않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으면 얼마든지 있다.

마이너가 메이저를 이기기 위해서는 메이저가 갖고 있지 않은 능력을
발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기업풍토에서는 입사후 일단 회사를 떠나면 영영 재입사가 불가능한
것이 관행이다.

그러나 저자는 필요한 인재를 선별적으로 재고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얘기한다.

그 사람은 재입사하려는 옛회사의 시스템이나 풍토에 대해 잘 터득하고
있고 또 자신이 어느 정도 일을 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어 업무 선택의 폭
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밖에서 습득한 경험은 회사로서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게 되고
필요한 능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플러스가 된다.

최근 호텔 뉴오타니에서는 관행을 깨고 스카우트되어 나간 사람을 다시
채용하는 유연한 인사를 실시했다.

사장은 "이 사람은 3년간 다른 회사에서 수행하고 돌아왔다.

그 동안 우리회사에서는 급료를 지불하지 않았다.

무급으로 수행하고 다시 와 주었으니 고맙게 생각하고 모두가 합심해서
일하자"고 말했다.

저자는 경영위기 탈출을 위한 방법으로 경영자는 원 포인트 릴리프 인재를
활용하라고 제언한다.

연공서열과 종신고용이 자리잡고 있는 일본의 풍토에서는 여간해서 해고가
쉽지 않다.

적자경영에 시달리는 기업이 선대 사장의 사망후 2대 사장이 취임하기 전에
원 포인트용 외부 사장을 앉혀 놓고 선대 시절에 업자와 유착해 온 임직원을
해고시키는 악역을 대행시킨 후에 사장에 취임하는 것도 한 가지 방편이다.

관가의 경우에도 자치성에서 지방자치단체에 파견된 부장이 지역의 이해관계
에 구애받지 않고 인사문제를 매듭짓고 나서 훌쩍 도쿄로 귀임하는 것도
원 포인트 인재를 활용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진정한 자유인이 되기 위해서는 결혼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거나,
융통성 없는 행정규제에 대해서는 위반을 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등 상식을 초월한 발상도 펼치지만 객관적인 조건에 집착하지
말고 주체적으로 노력하라고 거듭 제언한다.

황인영 < 일본문화연구소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