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당초 25일 개최키로 했던 석유장관회의가 회원국간
의견차로 하루 연기되고 회의 결과도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면서 시장거래인들이 대량으로 실망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1월인도물은 이날 런던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29센트 떨어진 10.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브렌트유가 지난 88년 7월 IPE에 상장된 이후 가장 낮은 폐장
가격이다.
뉴욕시장에서도 서부텍사스중질유(WTI)1월물이 전날보다 배럴당 26센트
하락한 11.86달러에 거래돼 지난 6월 기록했던 12년만의 최저치인 11.42달러
에 근접했다.
두바이산 현물도 배럴당 36센트 떨어진 11.20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유가가 급락한 것은 올해의 마지막 OPEC회의가 회원국간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유가부양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국들은 지난 6월 합의한 하루 2백60만배럴의 감산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서로 상대방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특히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계획 준수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어 추가감산 합의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이번 회의는 감산계획 기한을 지난 6월 합의한 내년
중반에서 연말까지 연장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메릴린치증권은 OPEC회원국들이 추가감산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8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콘스탄틴 플리아코스 메릴린치 수석부사장은 "OPEC회원국간 심각한
견해차가 노출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유가는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