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아이아코카"로 불리는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의 피터 본필드
회장이 2일 한국에 왔다.

본필드 회장은 지난 96년부터 BT의 경영을 맡은후 주가를 3배 가까이 올려
놓고 공격적인 해외투자로 세계 통신시장의 거인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인물이다.

최근에는 LG텔레콤에 5천여억원을 투자, 국내 통신시장에 진출했다.

LG텔레콤과의 제휴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내한한 그를 서울 논현동
LG텔레콤 고객센터에서 만나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한국의 통신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려갈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한국통신의
지분 확보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LG텔레콤 주식 23.49%를 확보, 이 회사의 2대 주주로 부상한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의 피터 본필드 회장은 "LG텔레콤에 대한 투자에 대해
대단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국내 이동전화 시장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LG텔레콤이 보유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96년 BT사령탑에 오른 본필드 회장은 가능성 있는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침으로써 BT의 기업체질을 바꾼 인물로
평가된다.

"성장성이 있는 통신시장이면 세계 어디든지 달려가서 기회를 잡는다"는게
그의 최우선 경영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본필드 회장은 특히 아시아 시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BT가 미국 유럽과 함께 3대 전략 시장으로 꼽는 아시아에 대해 그는
"전반적인 시장 규제가 풀리면서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고 따라서
엄청나게 많은 선택가능성이 있는 황금시장"이라고 진단했다.

본필드 회장은 2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같은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LG텔레콤에 대한 투자는 우선 한국시장을 겨냥한 것이지만 궁극적
으로 중국 등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BT는 이미 일본 BT-NIS, 싱가포르 통신사업을 위한 스타허브 컨소시엄,
말레이지아 비나리앙, 뉴질랜드 클리어 커뮤니케이션등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 아시아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본필드 회장은 이동통신 데이터통신 멀티미디어등 3개 분야를 앞으로
통신시장을 지배할 핵심기술로 꼽았다.

그는 "통신 네트워크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 기존의 일반전화망과는
전혀 다른 세계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인터넷과 전자메일을 들며 "이들 시스템은 음성통화보다
훨씬 많은 양의 데이터를 주고받을수 있어 앞으로 5년 안에 데이터통신
시장이 음성통신 시장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동전화 무선호출 선불전화 등을 포함한 이동통신 매출은 앞으로 5년
이내에 전체 통신시장의 30%를 웃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필드 회장은 BT의 궁극적인 경영목표는 "우선 고객과 주주를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고 전세계 시장에서 성장가능성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게 신념이라는 것이다.

이를위해 "고객들의 교육 건강 사업에 도움이 되는 통신서비스를 제공
하는데 언제나 경영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BT는 지난 84년 민영화된 기업으로 주식싯가총액이 한국 전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89조원)보다 많은 5백20억 파운드(약 1백14조)에 달한다.

97-98 회계연도 매출은 1백56억파운드(약 34조), 세전 이익은 32억2천만
파운드(약 7조)였다.

전세계 12개 통신회사와 제휴하고 있고 34개 업체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 김철수 기자 kcsoo@ 김홍열 기자 come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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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필드 누구인가 ]

피터 본필드(Peter Bonfield.54)는 "영국의 아이아코카"로 불린다.

지난 96년 BT사장으로 영입되기 이전 만성적자상태이던 ICL(일본계 영국
컴퓨터회사)을 흑자기업으로 만들어내면서 얻은 명성이다.

일본 후지쓰의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이고 적극적인 시스템통합(SI) 사업을
통해 ICL을 우량기업으로 키워낸 것이다.

이같은 경영능력으로 그는 96년 1월 세계 5위의 통신업체인 BT사장에
전격적으로 발탁됐다.

그는 BT를 맡은 이후 주가를 3배 가까이 올려놓았다.

본필드는 국제적인 감각이 특히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오랫동안 미국 반도체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에서 근무해 수익성위주의 미국식 경영방식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또 외국 근무경험을 직원들의 중요한 승진 조건으로 꼽고 있다.

96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받아 본필드경이 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