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들의 가격인하경쟁이 IMF경제위기후 침체의 늪에서 허덕여온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전세계 유통기업중 최정상을 달리는 월마트의 공세로 촉발된 가격경쟁은
E마트 등 국내 할인점들이 월마트와의 정면승부를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앞으로도 열기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마크로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난달 11일부터 영업활동을 시작한
월마트는 특유의 EDLP(Everyday Low Price) 전략으로 국내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 가려 하고 있다.

모든 상품을 매일 싼값에 판매하는 EDLP전략은 월마트를 무명의 시골잡화점
에서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로 키워낸 밑거름이자 월마트의 상징처럼 돼 왔다.

이는 국내 유통업체들에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경계대상 1호의 영업전략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내 유통업체들은 월마트가 한국에 상륙한후 줄곧 월마트의 움직임
을 예의주시하며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국내 할인점업계의 선두주자 E마트는 한국유통업계의 자존심을 걸고 더 싼
가격과 양질의 서비스로 월마트를 누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한국경제신문은 신세계백화점의 황경규 E마트본부장(상무)과 데일
인그램 월마트 홍보이사를 서울과 워싱턴에서 각각 인터뷰, 양측의 향후전략
과 영업방침을 비교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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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규 < E마트 본부장(상무) >

-최근 월마트와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을 벌였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가격경쟁에서도 월마트를 충분히 이길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진짜 싸게 파는 곳"이 어디인지를 확실
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월마트는 소량의 특정 미끼상품을 내세워 마치 전품목을 가장 싸게 파는
것처럼 선전했을 뿐이다.

소비자들의 가격조사에서도 모든 상품을 가장 싸게 파는 곳은 E마트라는게
밝혀졌다"

-앞으로도 월마트와 가격경쟁을 계속 벌여 나갈 것인지.

"가격경쟁이라는 말은 부적절하다.

E마트는 국내에서 어떤 상품이든 항상 가장 싸게 팔 것이다.

E마트보다 더 싸게 파는 곳이 있으면 소비자들에게 차액의 2배를 보상해
주는 "최저가격 보상제"까지 실시하고 있다"

-월마트의 진출로 국내 유통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
인데.

"다소 영향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국내 유통시장이 쉽게 월마트에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유통업의 특성상 외국계 기업이 제3국에서 뿌리내리기는 간단치 않다.

특히 강력한 유통업체가 버티고 있는 나라에서는 다국적 유통기업이 단기간
에 성공을 거두기가 더 어렵다.

한국에도 경쟁력 있는 유통업체들이 있지 않은가.

월마트는 인도네시아에서마저 철수했다.

중국에서도 고전중이다.

월마트가 해외에서 성공한 곳이라곤 같은 문화.경제권에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 정도뿐이다"

-E마트의 강점을 꼽는다면.

"국내 할인점 시장에서는 농.수.축산물등 1차식품이 가장 큰 경쟁요소이다.

1차식품에 관한한 E마트의 경쟁력은 최고수준이다.

E마트 매장에서는 1차식품의 회전이 매우 빠르다.

물건이 들어오고 나가는 속도가 빠른 만큼 야채나 육류의 신선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반면 월마트는 아직 1차식품의 바잉파워(Buying Power)가 E마트에 미치지
못한다.

제조업체들로부터 납품받는 공산품의 물량도 E마트가 4대 1 정도로 앞선다.

E마트는 비용부문에서도 판매관리비가 월마트보다 6%포인트가량 낮다.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경쟁력을 낮게 보는 것은 아닌가.

"월마트를 얕잡아 보거나 평가절하하는 것은 아니다.

월마트는 물론 풍부한 자금과 앞선 노하우 등을 갖고 있다.

경계대상인 것은 사실이다.

저금리의 자금으로 매장을 늘려갈 경우 그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비용절감은 곧 상품가격 인하로 이어진다.

또 자금력을 바탕으로 매장을 급속히 늘려 나가면 바잉파워도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실제로 2~3년내에 매장을 6개이상 추가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같은 월마트의 강점에 대한 E마트의 대응책은.

"자금력 부문에서는 열세를 인정한다.

특히 월마트는 차입경영을 거의 하지 않는다.

고금리 자금을 쓰는 국내 업체로서는 금융비용면에서 이미 크게 뒤지고
있다.

그러나 E마트는 각종 코스트를 최대한 절감해 그같은 약점을 커버하고 있다.

점포 확충부문도 E마트가 크게 앞서가고 있다.

E마트는 2003년까지 전국에 모두 50개의 점포망을 갖출 계획이다.

월마트의 진출을 계기로 오히려 점포확충 계획을 앞당기려고 서두르는
중이다"

-가격인하 경쟁이 납품업체들에 대한 주도권 싸움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인데 거래선들에 대한 대책은.

"월마트가 진출하면서 많은 납품업체들이 관심을 가졌던게 사실이다.

심지어 월마트에 줄을 대려는 업체도 있었다.

그러나 월마트의 상품 구입량이 아직은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자 납품업체들
의 반응도 냉담해졌다.

특히 최근의 가격인하 공세 과정에서 불쾌할 정도로 고압적 자세를 보여
업체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E마트는 납품업체들의 일방적인 출혈을 강요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대금결제 방식 개선등을 통해 거래선들이 보다 싼값으로 상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월마트 등 외국계 할인점과의 경쟁에서 국내 업체들이 이길 가능성은
어느정도로 보는가.

"시간문제일 뿐이지 국내 업체들이 이길 것으로 본다.

월마트가 진출하기 전까지만해도 외국계 할인점들은 실패한 것으로 인식
됐다.

마크로가 사실상 철수했고 까르푸도 고전을 인정했다.

다만 월마트는 이상할 정도로 떠들썩하게 국내에 진출했고 매스컴의 각광을
받아 높게 평가되고 있을 뿐이다.

월마트의 현재 모습은 실패한 마크로를 인수해 예전 간판 그대로 영업
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끝으로 국내 할인점 시장을 전망한다면.

"소비부진이 심화될수록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의 할인점 이용빈도는 높아질
것이다.

미국의 불황기에 월마트가 호황을 누린 것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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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연도 : 93년
<>.업태 : 일반할인점
<>.점포수 : 13
<>.연간매출 : 1조5천억원(98년 목표)
<>.가격정책 : 최저가 2배 보상제(다른 업체보다 비싸게 팔았을 경우
차액의 2배를 보상해줌)
<>.투자계획 : 99년 점포수 21, 2003년 점포수 50
<>.강점 : 토착형 상품구색 1차식품
<>.관련사업 : 신세계백화점 신세계푸드시스템(단체급식)
신세계인터내셔날(의류 무역)

< 김상철 기자 che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