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할까요 ]

중견기업에 다니는 민형국(35) 과장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닥치기
전까지만해도 현재 살고 있는 24평형 아파트를 30평형대로 넓히기 위해
열심히 저축했다.

그런데 IMF이후 부동산 가격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지금은 아파트를
늘릴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아파트를 넓혔다가 가격이 더 떨어지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에따라 종합금융사 어음관리계좌(CMA)에 넣어둔 1천3백만원과 올 10월께
만기가 되는 예금 등 총 4천만원에 달하는 여유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면
좋을지 궁금하다.

또 보다 넓은 평수의 아파트로 옮긴다면 언제쯤이 최적기인지도 알고 싶다.

민과장이 고민끝에 한경 머니테크팀에 도움을 요청해왔다.


[ 전문가 조언 ]

"매달 저축및 지출내역을 보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재테크 솜씨를 보이고
있다"

한경 머니테크팀의 이승태 공인회계사(하나은행 프라이빗뱅킹팀)는 민과장
부부의 금융상품 투자 노하우를 전문가 수준으로 평가했다.

월수입의 70%가 넘는 2백56만원을 저축하고 있을뿐 아니라 금융자산 투자도
고수익상품인 비과세신탁상품에 집중했다.

소득공제혜택을 주는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세금우대효과가 있는 소액채권저축
등도 재테크에 대한 상당한 안목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다만 문제는 언제쯤 보다 넓은 평수의 아파트로 옮기는 게 좋을까하는
점이다.

이승태 공인회계사는 이 문제도 민과장 부부가 현재 상당한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자부담이 어려울 정도의 대출이 필요하다면 주택구입을 미뤄라 =부동산
경기 변동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금 아파트를 매입하자니 가격하락 추세가 이어져 손해를 볼 것 같고
구입시기를 늦추자니 앞으로 집값이 폭등하는 게 아닌가하고 걱정되기
때문이다.

아파트가격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어떤 전문가는 현재 부동산 가격하락이 장기 복합불황의 전조로써 앞으로도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현재 주택경기 위축이 주택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2~3년후 부동산 가격
급등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보수적인 자세를 갖고 처지에 적합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자금여유가 있어 대출이 필요없다면 주거를 위한 주택을 지금 구입해도
좋다.

그러나 원하는 주택을 마련하는 데 부담하기 힘든 수준의 대출이 요구된다면
내집마련을 뒤로 미루는 것이 현명하다.

민과장의 경우 아파트외에 8천7백만원의 금융자산이 있다.

또 금융상품 납입잔액이 5천9백만원이므로 곧바로 원하는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납입중인 금융상품을 해지할 경우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므로 가능하다면 주택구입을 2000년이후로 미룰 것을 권한다.

중간에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가격도 함께 오를
것이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크지않다.

<>급히 쓸 돈은 수시로 꺼낼 수 있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라 =올 10월에
만기가 되는 4천만원 정도의 여유자금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으면서도
예금자보호가 되는 안전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택 구입시기를 2000년이후로 미뤘지만 부동산 가격급등에 대비해
가능하면 유동성을 확보해두는 게 좋다.

따라서 현재 투자하고 있는 종금사의 CMA나 은행권의 CD(양도성예금증서)
연동정기예금과 같은 상품을 추천한다.

단 8월1일부터는 예금자보호 범위가 축소되므로 새로 예치할 때는 거래
금융기관의 안전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