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홀로서기를 위해 무엇이든지 한다. 합병고려는 그 다음이다"

조흥 상업 한일 외환등 이른바 "빅4은행"이 바빠졌다.

이달안에 어떻하든 가시적 자구실적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각 은행에 공문을 보내 구체적 이행계획서를
오는 29일까지 제출토록 지시했다.

이행계획서에는 <>유상증자계획 <>경영진개편계획 <>경영개선계획 <>부실
여신감축계획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그 증빙서류를 첨부토록 했다.

만일 유상증자계획이 여의치 않으면 자발적 합병계획을 내도록 했다.

이에따라 빅4은행은 이달안에 승부를 걸어야할 지경에 몰리게 됐다.

더욱이 정부가 이처럼 빅4은행을 몰아부치고 있는 것은 이들 은행을 합병
으로 유도하기 위한 의도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유상증자등이 여의치 않을 경우 꼼짝없이 합병의 외길로 내몰리게
되고 그렇게 되면 5개 퇴출은행과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란게 이들 은행의
판단이다.

자연 한달동안 홀로서기를 위해 최선을 다한뒤 그 다음 합병 등을 모색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을수 밖에 없다.

4개은행이 다 마찬가지다.

상업은행은 1일오전 7시 수도권지역의 지점장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은 3가지 자구계획을 어떤 일이 있어도 성사시키기로
결의했다.

2억달러의 합작성사, 본점및 뉴욕현지법인 매각 등이 그것이다.

이 작업은 현재 상당히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은 외자유치를 통한 유상증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미 벤처기업가인 김종훈씨의 2억달러 투자를 이달중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달중 방한할 미국보험사대표로부터 2억달러투자를 확약받을 예정
이다.

이렇게 되면 4억달러(6천억원)의 유상증자가 가능한 만큼 금감위의 요구
(3천억원)를 충족할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일은행도 외국자본과의 합작을 최우선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금감위가 요구하는 사항중 유상증자가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한일은행은 이달중 2억달러의 외자유치를 확약하는 증서를 받아낸뒤 9월
까지 증자를 실현시킬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이달안에 코메르츠은행으로부터 3천5백억원을 출자받는다.

오는 10일 열리는 주총에서 4명의 외국인 임원(비상임 2명 포함)도 영입할
예정이다.

그런 만큼 홀로서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빅4은행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연 홀로서기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주가가 액면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합작이 기대대로 성사될지가 불투명
해서다.

더욱 큰 문제는 경영진교체다.

과연 언제, 어느 수준까지 경영진을 바꿀 것인지가 결정되지 않으면 자구
계획은 탄력을 받기 힘들다.

빅4은행에 뜨거운 7월이 왔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