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울프 런GC(파71-6천4백12야드).

검은 늑대가 얼마나 빨리 달릴지는 모르지만 이곳 코스는 길만큼 길고
어려울만큼 어렵다.

"US여자오픈사상 가장 어려운 코스"라고 말하는 선수가 대부분이고
"이븐파면 더 바랄게 없는 스코어"라고도 얘기된다.

저 유명한 피트 다이 설계로 88년 개장한 블랙울프런GC는 리버코스 18홀과
밸리코스 18홀로 돼 있는데 이번 대회코스는 그 두코스에서 길고 멋진홀들만
9홀씩 뽑아 조합한 것이다.

USGA(미골프협회)의 코스레이팅이 무려 77.6타나 되는 이곳 코스를
분석한다.

<>가장 긴 코스

공식적으로 이번코스는 US여자오픈사상 두번째로 긴 코스이다.

그러나 사실적으로는 53년역사상 가장 긴 코스이다.

기록상 이제까지의 최장코스는 64년대회가 열린 샌디에이고CC로 그 전장은
6천4백70야드였다.

그러나 샌디에이고CC는 파73.

이곳이 파71임을 감안하면 이번대회가 실질적 최장코스대회임이 분명하다.

<>4백야드이상의 파4홀들

파가 71이니만큼 이곳 파5홀은 3개홀이고 파4홀이 11개홀 그리고 3개의
파3홀로 돼있다.

그런데 파4홀들중 무려 5개홀은 길이가 4백야드를 넘는다.

여자대회에서 4백야드가 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은데 파5홀도 투온되는
홀이 없다.

10번홀같은 곳은 무려 5백64야드로 쇼트아이언은 커녕 미디엄아이언으로
서드샷을 해야 올라가고 앞바람이라도 불면 롱아이언으로 어프로치를
해야한다.

4백야드 이상의 파4홀들에서는 심지어 우드까지 잡는 경우도 있다.

30일 연습라운드에서 박세리는 7번홀(4백15야드)에서 3번우드로 세컨드샷을
해야 했고 18번홀(4백25야드)에서는 3번아이언을 뽑았다.

바람방향에 따라 변화가 있겠지만 그같은 클럽들로는 누구나가 버디찬스가
힘들다고 봐야한다.

<>피트 다이 특유의 고난도

사실 거리는 남자건 여자건 현대골프에서 큰 요인이 아니다.

문제는 구조이고 또 세팅이다.

피트 다이는 "골프코스는 어차피 인공적일수 밖에 없고 그렇다면 철저히
골프를 테스트해야 한다"는 철학의 설계자.

티부터 그린까지 페어웨이 한쪽이 모두 벙커인 홀을 즐겨 만들거나 아일랜드
그린의 창시자도 바로 피트 다이이다.

왼쪽 도그레그구조인 18번홀의 경우 페어웨이 왼쪽은 그린까지가 모두
물이다.

앞바람이라도 불면 우드로 올려야 하는데 오른쪽으로 치우치면 러프언덕이고
왼쪽으로 가면 퐁당이다.

순식간에 보기가 나오는 최종홀이기 때문에 "최종라운드 1타차 선두는 결코
선두가 아니며 막판 대역전도 얼마든지 일어날수 있다"고 분석된다.

18번뿐만 아니라 다른홀들도 페어웨이 한쪽이 물이거나 그린 3면이 물인
곳이 많다.

<>S자 형태의 라인읽기

그러나 핵심은 다시 퍼팅이다.

이곳 그린은 크기가 큰 편이지만 작은 언덕들이 여기저기 굴곡을 만들어
놓고 있다.

"경사가 크면 라인을 읽기 편하지만 미묘한 높이의 작은 구릉들이 계속
이어져 있어 대부분 S자로 라인을 읽어야 한다"는 게 박세리, 김미현의 소감.

또 거리가 5m가 넘으면 업-다운-업-다운식으로 두세번 오르내리는 곳이
많아 스피드 조절이 힘겹다.

이곳 그린에선 라운드당 31번정도의 퍼팅으로만 막아도 아주 훌륭한
감각이라는 얘기들이다.

<>결국 박세리얘기대로 이곳은 모든 샷을 잘쳐야 한다.

폭 30야드내외의 페어웨이를 키키핑하려면 티샷을 잘쳐야 하고 한쪽 물,
한쪽 러프형태의 그린에 올리려면 아이언샷도 좋아야 한다.

퍼팅은 물론 기본이다.

3백10야드(14번홀)에서 4백25야드까지의 파4홀 존재는 백속의 모든 클럽을
다 쓰게 만들고 또 그 클럽들을 실제 마스터해야 우승할수 있다는 뜻이다.

< 블랙울프런GC=김흥구 전문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