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콜'' / 삼성전자 ]

삼성전자 애니콜은 "한국지형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한국 휴대폰의 자존심"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외국제품이 잠식했던 한국 이동전화 단말기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은 제품이 바로 애니콜이다.

삼성이 애니콜이란 브랜드를 처음 도입한 것은 지난 94년10월 아날로그
방식의 이동전화 단말기 SH-770부터다.

이 제품은 외국의 광활한 지역과는 달리 구릉지가 많은 한국지형에서
적합하도록 독자적인 단말기내 무선회로 설계기술을 채택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지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전파가 잘 통하도록 했다는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외국제품의 독무대였던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에서 국산 점유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96년3월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단말기 SCH-100을 처음 선보였다.

이 제품이 나오면서 국내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은 국산의 독무대로
역전됐다.

외국업체들이 CDMA방식 단말기를 제때 못내놓은 것이 국산품의 시장
장악에 상당한 보탬이 됐다.

삼성은 이때부터 새로운 기능을 지닌 제품을 잇따라 발표, 국내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해 오고 있다.

지난해 8월엔 말로 전화를 거는 음성인식기능을 갖춘 단말기(SCH-350)를
출시했다.

한달뒤인 9월엔 개인휴대통신(PCS) 단말기 첫모델(SCH-1100)을 발표했다.

지난 4월엔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77g짜리 PCS단말기(SPH-6310)를
내놓기도 했다.

CDMA단말기를 내놓은지 2년만인 지난 2월말 5백만대 판매기록을 세웠고
지금까지 모두 6백80만대가 팔렸다.

작년 하반기에 첫선을 보인 PCS의 경우 지난해 70만대가 팔렸고 올들어선
1백26만대가 판매됐다.

올해만 하더라도 52%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기존제품과 차별화된 신제품을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바타입이나 플립(뚜껑)을 밑으로 내려 통화하는 플립형과 달리
플립을 위로 올리는 "플립업PCS" 단말기(SPH-5000)를 개발한 것이다.

이 단말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몰아닥친 단말기 경량화경쟁에서 벗어나
인체공학적인 설계로 다시 한번 디자인혁명을 일으킨 제품이다.

특히 미국 모토로라사의 "스타택"등 폴더형 단말기와는 달리 플립을
닫은 상태에서도 액정화면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기존 플립형과 마찬가지로 배터리잔량이나 수신강도 등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이같은 디자인변화와 함께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말로 전화를 거는 기능은 물론 간단한 버튼조작만으로도 한글을 빠르게
입력할 수 있다.

특히 키보드를 기존제품보다 60%가량 크게 만들고 번호에 영문 대신
한글자모를 넣어 보다 편리하게 한글을 입력할수 있도록 했다.

최대 4백분동안 연속통화와 1백25시간 대기할 수 있는 성능을 지닌
제품이다.

삼성은 이 제품 출시와 함께 단말기 개발전략을 한차원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동전화 단말기시장이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강조하는 감성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아래 소비자중심의 제품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손희식 기자 hssoh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