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는 기업에게 구조조정의 대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대마불사라는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져 수익성은 무시한채 과도한
차입경영에 의존해온 대기업에겐 더욱 그렇다.

관치금융을 주도해온 정부와 금융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기업지배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다.

고려대학교 기업경영연구원(원장 이필상.경영학과교수)은 한국장기신용은행
한국경제신문사와 공동으로 16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업지배구조와
구조재조정"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고려대 기업경영연구원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한국을
비롯 미국 일본 홍콩의 석학들이 참가, 각국의 기업지배구조를 비교 분석하고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 정리= 유병연 기자 yoo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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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외이사의 특성 ]

문형구 < 고려대 교수. 경영학 >

정부는 기업의 상장요건으로 올해부터 적어도 1명, 그리고 내년부터는
이사의 25% 이상을 사회이사로 선임토록 했다.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같은 규정에 따라 올해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의 전반적인 독립성과
전문성은 상당히 의심스러운 수준으로 분석됐다.

특히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사외이사의 감시 감독 기능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분석은 최근 4백18개 상장회사에서 선임한 5백28명의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이사의 특성" 조사결과에서 나왔다.

먼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분석했다.

이를위해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사이의 지연및 학연관계, 그리고 해당기업의
전임임원 여부를 따졌다.

회장 또는 사장과 같은 지역출신이 사외이사가 선임된 경우는 각각 43.2%와
44%에 이르렀다.

회장 또는 사장과 같은 고등학교 출신은 각각 16.8%와 13.6%를 차지했으며
같은 대학출신은 각각 22%와 27.3%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매출액및 종업원수)와 30대 재벌계열사 여부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면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재벌 계열사가 아닐수록 회장및 사장과
동향인 사외이사의 비율이 높아졌다.

이어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판단해봤다.

조사대상중 교수(1백9명) 변호사(75) 회계사(64) 금융관계자(94) 등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외견상으로는 전문성을 지닌 사외이사의 비중이 높은 것이다.

특히 사외이사를 선임한 기업들은 이들의 재무관련 전문지식을 주로
활용하려고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사외이사로 선임된 교수중 대부분이 경제및 재무전공이란 점과 회계사및
금융관련 재직경험자가 많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각 사외이사의 경력을 검토해본 결과 동종산업에서의 경험을 지닌
사외이사의 비율은 전체의 17.6%에 그쳤다.

또 전직관료 정치인 그리고 금융기관 지점장출신 사외이사 비율이 36.7%를
차지했다.

사외이사의 네트워크를 활용, 자원획득의 기회를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