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차관급인사의 특징은 전문성을 갖춘 실무형관료들의 대거 약진
으로 요약할수 있다.

그러나 파격적인 발탁도 드물었다.

비교적 무난한 인사라는 것이 과천청사주변의 시각이다.

우선 내부에서 경제관료로 커온 인사들이 많다는 점에서 그렇다.

정덕구 재경부차관 최홍건 산업자원부차관 정홍식 정보통신부차관 김승규
해양수산부차관 안영수 노동부차관 김동태 농림부차관 안병우 예산청장
이건춘 국세청장 김수동 특허청장 등이 내부승진 인사들.

한덕수 전 통상산업부차관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영전했다.

여기에다 일반의 예상을 깨고 유임된 인사들도 적지 않다.

엄낙용 관세청장 강정훈 조달청장 추준석 중소기업청장 등이 그대로 자리를
유지했다.

외부인사의 수혈없이 기존조직의 차질없는 운영에 초점이 맞춰진 셈이다.

이같은 인선은 재정경제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제부처 장관이 정치인 또는
비관료출신 장관들로 메워진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속에서 대외교섭 등 그 어느때보다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을 십분 배려했다는 지적이다.

재경원 제2차관보에서 승진한 정덕구 차관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 차관은 현재 국내금융기관의 단기외채 만기연장에 참여하고 있다.

일찌감치 발탁이 점쳐져 왔다.

정 차관의 승진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각종 국제협상에서 그에게 무게를
실어준다는 의미도 있다.

한덕수 본부장 역시 통산부차관시절의 업무연속성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초대 예산청장에 임명된 안병우 전 재경원 예산실장은 올해 예산행정의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진념 기획예산위원장이 적극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내부에서 승진한 이건춘 국세청장의 경우 충남 공주라는 지역적인 배경이
고려되긴 했지만 국세청에서 잔뼈가 굵은 전형적인 세무관료.

이런 점에서 이번 인사의 전체적인 특성을 정치장관을 보좌하는 실무형
인사라고 볼수 있다.

신임 차관급인사들의 연령은 행시 8~10회의 50대초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지난 3일 장관급 인선때와 마찬가지로 TK PK 출신들이
배제된채 중부.호남 출신들이 많았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