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움츠린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긴장된 순간, 잠시의 침묵이 흐르고
연이어 "슛골인"하는 탄성과 함께 축구공이 골문을 가른다.

그리고 터지는 환호성들...

일심동체라는 말이 절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지금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그 어떤 스포츠가 이런 통쾌하고 가슴벅찬
기분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정말 축구는 개인과 집단을 하나로 묶어주는 마력을 지닌 화합의
스포츠이다.

현대정유 축구동호인 모임인 "오일뱅크 팀"은 지난 94년 임직원 상호간의
공동체 의식을 고양하고 직장생활에 건강과 활력을 얻고자 하는 목적으로
창단되었다.

창단 당시 불과 16명의 회원으로 시작한 우리모임은 현재는 총53명의
회원이 함께하는 가장 인기있는 동호회중 하나인데 매월 두차례 정기모임을
가지며 쌓아온 회원들의 축구실력은 또한 웬만한 아마추어 수준을 능가할
만큼 자랑거리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임직원이면 누구나 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우리
"오일뱅크 팀"은 한강시민공원이나 효창구장에서 정기적으로 그룹 계열회사
축구팀과 인근 회사 축구 동호회, 조기 축구회 등과 경기를 갖는데 회사의
명예를 걸고 뛰는 선수들에겐 비장함이 흐른다.

현대정유 축구동호회는 바쁜 직장생활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틈틈이
모여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고 팀워크를 다지고 있어 경기장에만 나가면
한마음이 되어 멋진 팀플레이를 펼치는데 여기에는 축구부를 이끌고 있는
문자현 총무, 김영신 간사의 꼼꼼함과 여러 젊은 사원들의 젊은 패기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동호회는 경기의 승리만을 위해 축구를 하지 않는다.

축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재충전의 기회를 얻고,축구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축구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반추하는데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어려운 고비를 넘기면 기회가 찾아오고 또 그 기회를 잡지못하면 위기를
맞고, 사람이 사는 이치와 너무 흡사한 스포츠가 바로 축구인 것이다.

우리 동호회가 내세우는 또하나의 자랑거리는 축구를 통해 가족과
이웃간의 정도 더욱 공고해진 것이다.

회원들은 경기후에는 가끔씩 모두를 초청해 설렁탕으로 저녁식사를
하면서 웃음꽃을 피우는데 지난해에는 프랑스월드컵 축구 최종예선에
응원팀을 구성해 잠실경기장에서 열띤 응원도 펼쳤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