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김경식 특파원]

인도네시아 통화 폭락의 불똥이 최대투자국인 일본의 현지진출 기업들로
튀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판매하는 신차가격을 올들어 평균 10%
올렸다.

이번 인상은 작년 8월 4.3%의 인상에 이어 통화폭락 사태이후 2번째다.

도요타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루피아화 가치하락으로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과 자재 수입가격이 급격히 높아져 현재의 가격으론
도저히 채산성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15%정도의 인상률로는 루피아화의 통화하락률(약 80%)에 크게
못미쳐 도요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에따라 도요타 현지법인은 추가적인 가격인상을 검토중이다.

사무기기업체인 세이코엡슨도 조만간 인도네시아 프린터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지기업의 경영실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세이코엡슨은 납기단축등을 위해 그동안 부품 현지조달율을 꾸준히 높여
왔는데 루피아화 폭락으로 이들 협력업체의 경영이 부실해지고 부품공급도
차질을 빚게돼 제품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2백명의 종업원을 가진 현지공장을 운영중인 오키전선은 물가상승에
따른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로 곤혹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작년 11월에 이미 한차례 임금을 올린바 있는 오키전선은 이에따라 2월중
다시 임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이밖에 인도네시아 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일본 전자부품업체들은 현행
달러 결제에서 루피아화 결제로 바꿔달라는 강한 압력을 받고 있으나 환율
전망이 불투명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