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국제금융 등 경제위기로 서울 각 구청의 재활용센터나 녹색가게
등에 알뜰구매 인파가 작년보다 두배 이상 몰리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침체와 아껴쓰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재활용센터에
나오는 물건은 오히려 줄어들어 재활용센터는 호황속에 불황을 겪고 있다.

22일 각 재활용센터에 따르면 작년 12월 이후 재활용센터를 찾는
사람들은 하루 평균 1백명을 넘어 작년의 두배를 웃돌고 있다.

특히 신제품 소비가격이 비싼 냉장고 TV 등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IMF한파가 시작된 뒤 각 가정에서 버리는 가전제품의 수가 크게
줄어 물건이 달리는 형편이다.

서초구 재활용센터 유덕현소장은 "찾는 사람은 대폭 늘어 판매가 조금
신장하긴 했지만 물건이 안나와 제대로 공급을 못해주고 있다"며 "막상
물건을 사러 왔다가 없어서 그냥 돌아가는 손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영등포 재활용센터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멀쩡한 물건도 많이
나왔는데 최근에는 전혀 그런 것이 없다"며 "사회에 허리띠를 졸라메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고쳐서 쓰는 사람이 많아졌고 부동산 침체로
이사하는 사람도 없고 이민을 떠나는 사람도 뚝 끊겨 물건이 달린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안쓰는 의류 완구 등을 맡기고 다른 물건으로 교환해 가는
녹색가게도 최근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은평구 녹색가게 관계자는 "많을 때는 하루에 2백명 이상이 몰려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하철 2호선 을지로역 입구에 있는 중고물품
정보안내센터에도 하루 2백명 이상이 팔 물건을 내놓는 등 재활용센터가
시민들로 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조주현 / 김재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