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권발행 부진으로 한산했던 국내 증권사 국제영업부 관계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외국투자자들이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한 기업분석리포트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

특히 외국인들은 원.달러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손반영비율, 유가증권
평가손반영비율, 연결재무 등을 투명하고 정확히 반영한 재무자료를 원하고
있는 것.

지금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제공한 기업분석자료는
단순히 국내 것을 영문화한것에 불과해 많은 불만을 사온게 사실.

한 증권사의 국제영업부관계자는 "원.달러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손을
기업분석자료에 제대로 반영해 달라는 주문이 많아졌다"며 "하지만
전산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아 애널리스트들이 일일이 달라 붙어야 되는
번거로움도 있고 인력도 충분치 못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제적 회계기준에 맞게 리포트를 작성해야 된다는
당위성은 알고 있으나 이것저것 다 반영하면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은
형편없이 낮아진다"고 고충을 호소.

이런 사정에도 국내 세번째 합작증권사인 환은스미스바니증권은
증권업계 처음으로 미국식 회계기준에 맞춘 기업분석자료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환차손, 유가증권평가손등을 미국식 회계기준(US GAAP)으로 리포트에
반영, 외국투자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

환은스미스바니증권의 이원일 조사담당이사는 "연결재표 등도 세밀히
분석, 외국인들의 반응이 좋다"며 "국제기준의 회계방식을 적용한 투자관련
자료요구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