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외국에서 돈을 꿔오는가 하면 장롱속에 둔 소액달러라도 환전하여
예금하자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 누구탓인가를 따지기만 할게 아니라 경제난 타개를
위해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거창한 구호보다는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목격한 사례가 아직도 가슴에 남는다.

길을 가던 한 사람이 휴대폰으로 통화하며 걸어오더니 갑자기 길 옆의
공중전화부스로 들어가 휴대폰 통화를 계속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거리의 소음때문으로 생각됐다.

공중전화부스안에서의 휴대폰 사용-.가만히 생각하니 그것은 한편의
촌극이었다.

공중전화는 3분에 50원,휴대폰요금은 10배 가까이 되지 않는가.

국내 휴대폰 회사들이 외국에 지불한 로열티가 지난 4년간 6백30억원
규모라고 한다.

너도 나도 사용하는 휴대폰, 꼭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과시욕때문인지.

이렇게 무심코 행하는 일들이 과소비와 외화낭비를 초래하는게 아닐까.

경제살리기는 거창한 구호나 일시적인 캠페인으로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바로 나부터 작은 실천을 해야 한다.

김수진 < 이화여대 전산학과 조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