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합동조사반이 실시하고 있는 대한항공 801편의 블랙박스중 음성기록
장치 (CVR)에 대한 해독이 사실상 끝나 사고원인 규명과 관련한 상당한
단서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독결과는 한.미 양측의 합의와 항공기사고 처리 관례에 따라
사고원인을 최종 발표할때까지는 비공개로 철처한 보안상태아래 관리된다.

12일 건설교통부 중앙사고대책본부에 따르면 10일 저녁 (이하 한국시간)
부터 시작된 음성기록장치 해독작업이 이날 새벽 사실상 끝나 마무리
정리작업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해독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측 조사반이 이날
오전 보고를 통해 "현재 해독작업이 80% 가량 끝났으며 오늘중으로 문서정리
(Paper Working) 작업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며 결과에 대해서는 유선으로
보고할 수 없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한편 KAL801편 추락 사고원인을 조사중인 미 연방교통조사위원회
(NTSB)는 12일 사고 당시의 악천후가 사고를 유발시킨 원인이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연방교통위원회의 조지 블랙 위원은 이날 오후 5시30분 괌 시내
파크 호텔에서 현장조사 종합발표를 통해 "기상 레이더를 통해 수집한
"디지털 도플러 점 자료"를 분석관 결과, 사고 지점 부근 상공이 진하게
나타나 당시 심한 폭우가 내려 사고를 유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블랙 위원은 "이 기상자료에 진하게 나타난 부분은 습기나 찬공기가
많이 몰려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도플러 점 자료는 사고지점에서 4마일 떨어진 기상 레이더 관측소에서
측정된 것으로 반사된 전파를 붉은 점 (비나 눈)과 푸른 점 (맑음)으로
표시한 디지털 기상 관측도이다.

그는 그러나 당시의 폭우가 심하기는 했지만 이 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국지성 집중 강우에 비춰볼때 정도가 매우 심한 편은 아니었으며 이때문에
사고기가 심한 진동 등을 경험했다는 정보도 전해진게 없었다고 덧붙였다.

< 김상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