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화장지 제조업체들은 소비자들이 마시고 버린 우유팩을
의무적으로 원료에 섞어 사용해야 한다.

환경부는 최근 유가공업계 및 우유팩재활용업체 등과 우유팩 재활용
대책회의를 갖고 내년부터 화장지 제조업체들에 대해 우선 전체 원료중
우유팩의 의무 사용량을 6%로 하겠다고 13일 밝혔다.

환경부는 우유팩의 의무사용량을 98년부터 2000년까지는 8%로,
2001년부터는 10%로 각각 늘리기로 방침을 정하고 금명간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이를 확정짓기로 했다.

또 우유팩재활용협의회 주관으로 재생화장지 사용운동을 전개하고
1백3개 환경친화기업과 35개 우유제조업체 등 민간기업에 대해 재생
화장지를 우선 구매토록 협조를 요청키로 했다.

환경부의 이같은 방침은 가정주부들을 중심으로 우유팩 재활용을 위한
노력이 꾸준히 기울여지고 있는데도 지난해의 경우 실제 우유팩 재활용률은
전체 사용량 6만8백t중 35.7%인 2만1천7백t에 그치는 등 재활용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정해졌다.

이에 비해 우유팩 가격은 지난 95년 t당 15만원에서 올해는 18만5천원
으로 23%나 올랐다.

특히 유한킴벌리와 쌍용제지, 대한펄프 등 국내 대형 제조업체들이
우유팩 재활용을 기피하고 있으며 태평양제지는 우유팩이 다소 부패되는
여름철에는 한시적으로사용을 중단하는 반면 중소업체인 동신제지공업과
부림제지공업, 나우제지, 성림제지공업 등이 오히려 재활용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우유팩의 재활용이 제대로 되지 않자 일부 유가공업체의 경우
소각처리키로 방침을 정하고 소각로 건설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제지업체들이 우유팩 재활용을 꺼리고 있는 것은 학교급식과
군급식용 우유와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의 경우 우유팩안에 있는 남아 있는
우유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부패되는 등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경부 홍준석 폐기물재활용과장은 "우유팩 재활용률은 92년 24.6%에서
작년에는 35.7%로 개선됐으나 아직 재활용률이 낮아 제조업체들에
의무적으로 사용토록하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