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불교계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부처님오신날 공동 발원문을 발표키로
했다.

조계종 사회부장 능관스님은 6일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과 북한의
박태호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장이 공동발원문을 내기로 합의했다"며
원문을 공개했다.

공동발원문은 양측 실무진의 협의를 거쳐 북측 박위원장 명의로 작성,
조계종에 보내온 것을 송총무원장이 받아들임으로써 채택됐다.

공동발원문 발표는 양측 불교교류의 활성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향후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송원장과 박위원장은 발원문에서 "우리는 중생구제에 바쳐오신 부처님의
행적을 가슴 뜨겁게 돌이켜 보면서 분단의 설움을 가시지 못한채 북과 남의
모든 사찰에서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동시법회를 갖고 사회와 중생을 위한
대승보살도의 실천행에 용맹정진할 서원을 굳게 한다"며 "화해화합으로
민족의 단합을 이룩하고 통일조국에서 복락을 누려 가려는 불교도들과
겨레의 소망에 부처님의 가호가 있기를 간절히 발원한다"고 밝혔다.

남북 불교계는 이 발원문을 부처님오신날인 14일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