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그룹의 법정관리신청 등으로 연쇄부도위기가 확산되면서 자금시장이
급속히 경색되고 있다.

19일 채권시장에서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연12.85%까지 치솟아 지난
95년9월19일이후 18개월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91일만기 CD(양도성예금증서) 유통수익률과 하루짜리 콜금리도 각각
연13.55%와 13.60%를 기록,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도 달러당 8백84원80전까지 올라 지난
86년8월6일이후 11만에 최고치인 달러당 8백84원40전에 고시될 전망이다.

주가지수는 646.29를 기록, 전날보다 11.68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금리와 환율이 치솟고 주가는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된 것은
각종 경제지표가 전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삼미특수강과
(주)삼미 등 삼미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한데 따른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특히 한보사태이후 금융기관들이 부실기업지원을 극도로 꺼리면서 또다른
대기업의 연쇄부도 우려가 일어 금융시장의 불안은 더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의 경우 이날 신규발행물량이 거의 없었는데도 기관투자가들은
일부 대기업과 우량금융기관이 보증한 회사채를 제외하고는 매입을 극도로
꺼렸다.

금융기관들은 또 무차별적인 자금확보에 나서 콜금리도 연중 최고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증권시장에선 서울은행과 제일은행의 주가가 2천원대로 떨어지는 등
파장분위기가 역력했다.

관계자들은 한보철강 부도파문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삼미그룹의
법정관리신청까지 겹쳐 앞으로 상당기간 "고금리-고환율-저주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소기업의 연쇄부도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0.21%로 지난 82년5월
장영자사건이후 15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던 어음부도율도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