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초강세를 보여온 분당 일산 등 신도시지역 아파트값이 떨어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달까지 극심한 수요초과현상을 빚던 이들 신도시 부동산시장이
매물 증가와 수요자 부족에 시달리면서 거래도 거의 끊기고 있다.

이는 아파트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정부의
지속적인 투기단속으로 가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까지 수요자급증-매물회수-가격상승
으로 이어졌던 신도시지역 아파트가 설연휴 이후 매물이 크게 늘어나는데
반해 수요자들은 줄어들면서 거래가격이 잇따라 떨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까지 나오면서 아파트 호가가 상당폭 내렸으나
집을 찾는 사람이 없어 신도시지역의 부동산시장이 때아닌 동면상태에
들어갔다.

수도권 아파트가격 상승의 진원지였던 분당의 경우 48평형이 지난달 3억7천
만~3억9천만원에도 거래됐으나 지금은 5천만원이상 내린 3천2천만~3억3천만원
도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때 2억4천만원까지 나가던 32평형도 2억1천만~2억2천만선으로 내렸으며
23, 24평형도 설연휴 이전에 비해 1천만원 하락한 1억4천만선에 매매되고
있다.

자식들의 명의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등 상당수에 이르렀던 가수요자들이
거의 자취를 감췄으며 실수요자들도 집값의 추가하락을 기대해 선뜻 매매
계약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밝혔다.

분당에 비해 뒤늦게 가격상승바람을 탓던 일산도 설연휴 이후 약보합세로
돌아서 평형에 따라 최고 2천만원까지 떨어졌다.

48평형의 경우 지역에 따라 2억2천만~2억7천만원으로 2천만원가량 내렸다.

주엽동 두산아파트 등 최고 1억9천만원까지 올랐던 인기지역의 32평형도
1천만원 내린 가격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이곳의 한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매물은 설연휴 이전에 비해 30%이상 늘어난
70~80개에 달하나 집을 찾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평촌 산본 등 그밖의 신도시지역도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이고있으며 매매협상과정에서 거래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현지 부동산업소에서는 밝혔다.

현재 일부 하락한 아파트가격도 지난해 10월 이전에 비하면 30%이상 비싼
것이어서 집값이 10~15%정도 더 떨어진뒤 거래가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 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