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연간 3백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안방 TV를 통해 지구촌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배우고 또 년간 4백만명의
한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한다.

개방화의 물결이 밀려오면서 선진국의 유명 상표들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품질 나쁜 국산 제품을 싫어해서 그 제품은 매장에서
정리해고(?)되면 그 제품을 마든 기업도 자금 회전이 늦어져서 연체이자를
내거나 업계에서 밀려나게 된다.

선진국 소비자들도 한국상품을 외면하면서 한국 제품의 대선진국 수출도
줄어들고 있다.

무역적자가 누적된다는 사실은 외국 소비자는 물론 한국 소비자들도 한국
기업의 상품을 정리해고 시키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햄버거 하나로 전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맥도날드, 크지않은 의류
매장을 전세계에 개설하고 있는 베네통, 검정색의 탄산음료 하나로 전세계
소비자들의 음료로 자리잡은 코카콜라 등 세계적 기업은 여러 가지 다양한
제품이나 사업의 폭을 넓히려는 성장 정책을 추구하는 회사라기 보다는
특정 제품 종류의 깊이와 전문성을 강조하는 전문 회사이다.

우리나라의 초코파이가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과자로 부각되고
삼성의 컴퓨터 모니터나 인켈의 앰프도 지구촌 명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노트북 PC의 수출 주문도 밀려있다고 한다.

철강 전문기업인 포철도 세계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제한된 시간과 능력을 다양한 사업에 분산시켜서는 세계 수준에 이를 수
있는 기업이 흔지 않을 것이다.

태양의 빛을 한곳으로 모으면 그 렌즈 초점에 불길을 일으킬 수 있듯이
다른 어느 경쟁 기업보다 빠르고(Fast) 신축적으로(Flexible), 기업의 모든
능력을 한곳(Focus)으로 모을 수 있는 전문 기업만이 지구촌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지구촌시대의 전문기업에는 정보망을 구축하고 지구촌 구석구석 상황의
변화를 즉각 감지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준비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자기 분야에 전념해 이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고 외국
회사보다 더 좋은 제품을 더 싸게 만들 수 있는 전문 능력을 개발해야
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