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면서까지 직업훈련을 시키고
있는 기업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전시 대덕구 문평동 대전3공단에서 기저귀와 생리대를 생산하고 있는
유한킴벌리 대전공장(공장장 정홍기).

이 회사는 지난 94년3월 첫 가동에 들어가면서 인간존중이라는 기업이념
실현을 위해 신인사제도를 도입해 시행에 들어갔다.

바로 여타의 회사들이 대부분의 생산현장을 3조3교대로 운영하는 것을
유한킴벌리 대전공장은 4조3교대로 운영, 근로형태에 변화를 꾀한 것.

회사측은 생산현장에 투입되지 않는 1개조를 휴식과 함께 직무 교양교육을
실시,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회사측은 근로자들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했다.

회사는 생산성을 배가시키고 근로자는 수당과 함께 재충전의 기회가 제공
되는 일석삼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직무교육만을 해오다 정서함양을 위한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 올해부터는 교양교육시간을 40%까지 높였다.

교육내용은 생산공정 안전관리 품질관리 자재관리 원가문제 등 직접적으로
업무와 관련된 직무교육과 체육활동 영어회화 음악 및 명화감상 컴퓨터교육
등 실생활 중심의 교양교육으로 짜여있다.

교육시간은 한달 휴무일 6일 가운데 1일은 의무교육, 3일은 희망자에 한해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데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형편이다.

회사측은 교육을 받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매년 1회의 필기시험과 업무평가
를 통해 기원-기선-기사-지도기사-선임기사-수석기사-기상의 직급승진과
함께 수당까지 지급한다.

이 회사만 갖고 있는 자랑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종전에는 자기가 맡은 분야만 할 수 있었던 업무를 모든
근로자가 자신의 업무가 아닌 전부문을 다 할 수 있는 만능박사가 됐다.

또 완제품의 끝공정에서 품질관리자가 전담하던 품질관리를 생산근로자가
공정중에 직접 품질관리를 하는 공정개선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지난 94년3월 첫 가동시에는 시간당 5천개
생산에 불과했던 것이 94년말 1만5천개, 95년말 2만개, 96년말 2만4천개로
늘어났다.

또 지난 94년3월 첫 가동되면서 30%를 웃돌던 불량률이 94년말 10%,
95년말 8%, 96년말 6%로 크게 떨어지고 있다.

김광호 생산차장(39)은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교양교육을 통해 다양한
사고력을 배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어 근로자들로부터 반응이
좋다"며 "충분한 휴식은 재충전을 통해 생산성을 배가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대전=이계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