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그룹의 이날 사장단 인사는 창업이래 최대 규모라는 점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전체 23개 계열사 가운데 대표가 바뀐 회사가 무려 8개나 된다.

작년에 대표를 선임한 (주)쌍용 쌍용투자증권 쌍용해운 등과 경영상태가
양호한 쌍용정유, 안정적인 경영이 필요한 쌍용자동차 등을 제외하고는
주요 계열사의 대표가 대부분 바뀐 것이다.

작년 말 실시된 1백6명 규모의 임원인사에서도 대표가 바뀐 계열사는
5개에 불과했었다.

쌍용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석준회장이 취임 후 표방해 온 선수경영과
총력경영을 구체화시키고 그룹 전계열사에 신풍을 진작시키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김회장이 취임 2년째를 마무리하면서 자신의 경영방침을 구체화할 수 있는
인물들로 새로운 진용을 짰다는 설명이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김회장을 보좌해온 전문 경영인그룹인 그룹부회장단의
해체는 의미있어 보인다.

김회장이 이제 확실히 그룹 경영을 장악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또 세대교체의 의미도 있다.

이주범총괄부회장(63) 이상온쌍용화재사장(60) 이영선남광토건사장(63)
등이 일선에서 후퇴하면서 쌍용에는 이제 60대 경영인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한 마디로 대폭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젊고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겠다는
김회장의 구상이 담긴게 이번 인사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특히 주목되는게 쌍용양회의 대표이사 교체다.

그동안 쌍용정유와 함께 그룹의 캐시카우(자금줄) 역할을 해온 쌍용양회는
신규사업 부진에 따른 경영악화로 올해 특히 어려움을 겪어왔었다.

김기호그룹부회장 겸 쌍용중공업사장에게 그룹부회장 타이틀을 떼면서까지
쌍용양회사장을 맡긴 것은 모기업인 쌍용양회 중심의 공격적인 사업다각화를
전개하겠다는 김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장단 인사가 이렇게 최대 규모로 단행됨에 따라 내주로 예고된
임원인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세대교체와 신상필벌의 원칙으로 사장단 인사가 실시된 만큼 임원인사도
폭이 커지고 발탁이나 문책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쌍용관계자는 이와 관련,임원인사는 사장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실시할 예정이라며 인사규모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권영설기자 >

[[ 인사내용 ]]

<>회장

<>그룹부회장 우덕창 <>남광토건 대표이사 회장 장지환

<>사장

<>쌍용양회 김기호 <>쌍용건설 장동립 <>쌍용중공업 김영식
<>쌍용제지 박영일 <>쌍용화재해상보험 명호근 <>쌍용엔지니어링 최탄

<>대표이사 부사장

<>쌍용정공 이룡해 <>남광토건 박병종

<>상임고문

<>그룹 이주범 <>쌍용제지 이승원 <>쌍용USA 박두하

<>고문

<>쌍용제지 정선기 <>쌍용화재해상보험 이상온 <>쌍용정공 이종규
<>남광토건 이영선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