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과 함께 자유화시대에 요구되는 것은 기술개발이다.

정유업은 특성상 새로운 기술개발 보다는 설비의 효율을 극대화하는데
익숙해 있는 업종.

원유를 들여다 정제해 일정한 품질수준만 맞추면 됐었다.

이런 점에서 최근 LG정유가 개발한 해양오염방제 기술은 하나의 쾌거로
평가된다.

이 회사 중앙연구소는 부산대 무기재료공학과팀과 공동으로 1년간의 연구
끝에 바다에 유출된 기름을 자석을 이용해 획기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자성유체를 이용한 수면유포 유류의 제거 및 회수방법"이 그 것.

이 기술은 기름에 자성을 띄게 한 다음 이를 대형자석으로 끌어당겨 한데
모으는 간단한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기름에 자성을 부여하는 흡착제(산화철: FeO)는 철강공장에서 버려지는
마그네타이트 등 자성미립자액에 계면활성제를 첨가해 만든다.

이 자성유체를 바다에 뿌려 기름에 들러붙게 한 다음 오염지역바깥에서
영구자석을 장착한 대형드럼을 통해 기름을 흡입한다.

수거된 유류는 재사용이 가능하다.

지난달 21일 부산대에서 열린 최종발표회에선 유출기름량의 5~10% 정도의
자성유체를 사용해 유출유의 95% 이상을 회수, 객관적인 평가도 받았다.

LG정유 관계자는 이 기술이 기존 방법에 비해 간편한데다 처리비용도 적게
들어 사업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LG는 이 기술을 국내에 특허출원했고 미국과 영국등에도 출원을 준비중이다.

LG 관계자는 "이 기술이 선진국 특허를 획득할 경우 기대이익은 무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 이외의 부문에서 수익분야를 찾아내는 것이 자유화시대에 필수적인
덕목이란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