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발생한 씨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 당시 유출된 실제 기름의
양이 정부 발표치의 7배를 넘는 것으로 밝혀져 정부가 유출량을 고의로
축소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일 해양수산부의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23일 전남여천
소리도 앞바다에서 좌초한 14만t급 유조선 씨프린스호에서 유출된
벙커C유와 원유는 모두 5천35t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유출량은 사고발생이후 정부가 공식 발표한 7백t의 7배가 넘으며
지난 93년10월 충남태안 앞바다에서 좌초한 프론티어익스프레스호에서
나온 나프타액 8천3백22t에 이어 기름유출사고 사상 두번째로 많은
양이다.

사고이후 정부는 환경부와 해운항만청, 해양경찰청차원에서 유출량
조사를 벌여 7백t의 기름이 유출됐다고 공식 발표하고 이를 피해보상
주체인 국제유류오염피해보상 (IOPC) 기금에 보고했었다.

IOPC기금은 현재 한국정부의 유출량 보고와 어민들이 청구한 피해배상액
7백6억원을 토대로 배상액을 검토중이나 실제보다 유출량이 훨씬 적게
보고돼 배상액이 소액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해경관계자는 이와관련,"사고이후 애초 선적된 기름량과 회수된 양을
조사한 결과 5천35t의 차이가 났었다"며 "그러나 5천35t이 7백t으로
축소돼 발표된 경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사고당시 해운항만청 해상안전관리관을 지낸 김성수
울산지방해항청장은 "유출량은 전적으로 해경이 조사해 발표했었다"며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