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국제유도연맹 (IJF) 회장 (56.두산그룹 부회장)은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활동중인 가장 바쁜 한국인중의 한사람이다.

지난해 9월 국제연맹회장으로 선출된후 처음 맞는 올림픽을 손색없이
치르기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현재까지의 금메달 3개중 2개를 유도에서 획득했다.

유도경기가 열리는 애틀랜타 조지아월드콩그레스센터에 마련된
IJF 회장실에서 박회장을 만나보았다.

-국제연맹회장에 당선된후 한국이 유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요.

"제가 회장이 됐다고 해서 선수들이 득본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경기를 봐서 알겠지만 모두 한판승으로 이겼잖아요.

선수나 임원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입니다"

-한국 최초의 올림픽종목 국제연맹회장으로서 올림픽을 치르는 소감은.

"최초라는 기록성 때문에 감회가 없을수 없습니다.

사마란치 IOC 위원장도 지난번 국제경기연맹 총회때 저보고 "첫
올림픽이니 잘하라"고 얘기하더군요.

유도는 이번대회에서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흔히 올림픽성과를 평가할때 시간준수여부를 주요항목으로 꼽는데
이 점만큼은 확실히 하고 있는 것이지요"

-회장으로서 어떤 일을 하십니까.

"회장이 되기전에 연맹 재무이사를 맡았었는데 이렇게까지 바쁘지는
않았습니다.

회장일이 "고된 시집살이" 같습니다.

아침 9시에 나와 경기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시상식이 끝나는 오후
5시까지 전반적으로 감독합니다.

시상식이 끝나면 다음날 경기를 원활히 치르기 위해 또 점검하고
숙소에는 10시가 넘어 들어옵니다"

-회사일은 언제 보십니까.

"두산직원들이 다 그렇듯이 PC를 통해 업무를 봅니다.

서울에서 보낸 E-메일을 보고 다시 컴퓨터로 일을 지시하는 식이지요"

-체육과 경제 양쪽 일을 동시에 잘 하기가 쉽지 않을텐데요.

"81년 유도와 인연을 맺었지만 저의 본분은 경제인입니다.

체육활동이 기업경영에 직접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세상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데는 그만이지요"

박회장은 유도 경기 일정이 끝나자마자 27일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다.

8월1일이 두산그룹 창립 100주년이기 때문이다.

< 애틀랜타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