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부가가치"(EVA : Economic Value Added)라는 새로운 개념이
경영관리및 증권분석의 새로운 지표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80년대 후반 미국의 스턴 스튜어트 컨설팅사에 의해 도입된
이 지표가 기존의 경영분석 지표인 EPS(주당 순이익)나 ROE(자기자본
이익률)를 밀어내며 미국 기업계와 증권계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8일 증권계에 따르면 이 EVA 지표를 회사 경영관리에 도입한 회사는 AT&T,
몬산토, 휴렛팩커드, 코카콜라 등 300여 초대형 기업에 이르고 있다.

또 뱅커스 트러스트 오펜하이머 등 유력한 증권투자회사들도 이 지표를
이용해 투자대상 기업을 분석, 시장평균수익률을 초과하는 높은 투자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EVA란 EPS PER ROE 등 기존의 기업분석 지표들이 당기순이익등 주로 이익
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는 달리 기업의 현금흐름(캐시플로)에 분석의
초점을 맞춘 것으로 주로 기업의 <>투자의사 결정 <>업적평가 <>경영자
보상평가의 3대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EVA 계산방법은 이자지급전 당기순이익에서 자본코스트를 뺀 것으로
이 값이 높을수록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게 되고 주가
역시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자본코스트는 가중평균법(WACC : 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을
쓰는데 부채 비용과 자본비용(배당등 비용과 기대수익률)을 합산한 금액을
이자지급전 당기순이익에서 차감한 잔액을 부가가치로 보게 된다.

예컨대 특정 기업의 가치(부채및 주식의 싯가총액)가 2,000억달러이며
WACC가 8%일 경우 자본코스트는 160억달러가 되고 이때 이자지급전 당기
순이익이 200억달러라면 이 기업의 EVA는 40억달러가 된다.

미국 기업계에서 이같은 새로운 지표가 등장하게 된 것은 이익위주의
전통적인 기업평가 방법으로는 경영의 안정성을 파악하기 어렵고 흑자도산
하는 사례에 대한 사전 평가가 어렵다는 등의 단점들이 지적되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 지표가 경영자들에 대한 보수지급의 기준으로 활용되면서 최근
미국증시의 주가상승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영자들의 경우 급여와 보너스 형태로 주식을 받게 되는데 EVA의
증대가 주가상승으로 연결되고 주가가 오르는데 따라 시세차익이 커지는
선순환이 나타나 이것이 미국증시의 활황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도
평가되고 있다.

EVA를 증권 투자지표로 활용하는 곳으로는 1,8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내 2위의 투자회사인 뱅커스 트러스트 글로벌투자회사를 비롯 운용자산
규모가 1,000억달러인 푸트남 투자회사 등이 있다.

이들은 대개 지난 90년부터 이 지표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시장평균
수익률 대비 20~50%의 높은 초과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전문가들은 기업가치 평가에 부채와 자본을 합친 총비용을 고려하게
된 배경에는 80년대 후반부터 유행하게된 LBO(부채에 의한 기업인수)붐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주주중심주의
(Stockholder Capitalism)도 기본 동기라고 분석하고 있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