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시.

서초구 양재동에 자리잡은 명우빌딩 200호.

책상3개 컴퓨터 2대가 덩그렇게 놓인 3평이 조금 못되는 조그만 사무실.

각종 컴퓨터관련서적과 더불어 디스켓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좁은
공간에서 최현호씨를 만났다.

69년7월 출생.

대구 대륜고졸.

88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입학,

현재 휴학생의 신분.

간편한 캐주얼 복장을 즐겨입는 평범한 소시민.

지난 94년 결혼해 10월이 오면 벌써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단다.

"누구의 삶이든 다 드라마틱한 것 아니냐"며 자신을 소개하는데 무척
쑥스러워했다.

자신은 결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도 톡톡튀는 신세대도 아니라는
것.

하지만 평범한 삶속에서도 기존의 틀을 허물려는 몸짓에서 거대한 변화가
싹트는 것이 아닐까.

가끔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새로 나온 김삿갓을 마신다는 친근한
사람이지만 일에 대한 열정만큼은 대단하다.

2시에 열리는 소프트웨어 기술개발세미나에 참석하기위해 그는 갖가지
보고서를 챙기고 일어섰다.

언제 김삿갓이나 함께 마시자는 말을 남기고.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