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미 AT커니사 공동 ]]

헨리 콘 < 미 루이스빌대 졸업(기계공학 전공)
미 루이스빌대 경영학 석사
TRW사 부사장
Workplace 2000-The revolution
Reshaping American Business 및
Maximum Performance Management 저술
현 AT커니 부사장 >


기업의 전체적인 운영을 과감하게 변화시키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BPR : 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이 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업경영의 핵심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킨다면 그 기업은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선진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BPR는 일괄품질관리와 시간기반경영(Time-based management), 그리고
총체적 고객만족을 통합한 경영기법이다.

리엔지니어링을 추진할 때 기업들은 경쟁우위라는 궁극적인 목표아래
근본적인 업무 프로세스의 획기적인 개선을 꾀한다.

예컨대 기존의 주문처리 과정이나 원자재 구매절차, 요구산출과정 등을
개선함으로써 업무성과의 향상을 도모하는 식이다.

그리고 이같은 변화가 다양한 업무영역에서 동시에 실현될 때 기업은
경영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많은 기업이 리엔지니어링을 시도했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은 실패를 경험했다.

실패의 주원인으로는 한국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정교하지 못한 재무관리
시스템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한국기업의 재무관리 및 원가회계 시스템은
기업의 다른 부문보다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기업이익이 제대로 발표되지 않거나 정확하지 않게 고시되는 것은 정부의
지나친 규제와 재벌그룹들의 기업간 자금이전 방식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그러나 이유가 어쨌든 대부분의 기업이 비용과 이의 절감 효과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리엔지니어링의 핵심을 간과하고 있다고 할 수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활동에 기초한 경영(ABM:Activity-based management)
이라고 불리는 최신 경영기법이 전세계 경영전문가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BPR를 통해 얻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이를 측정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바로 활동에 기초한 경영(ABM)이다.

리엔지니어링을 통해 기업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획기적인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전사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한편 다양한 시스템으로
개선된 성과를 축적할 수 있는 하부구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ABM은 BPR의 촉매제라고 할 수 있다.

ABM이란 무엇인가.

좁은 의미로 보면 활동에 기초한 비용산출, 즉 기존의 원가회계가 아닌
활동을 기준으로 비용을 분석하는 방법을 말한다.

ABM을 이용할 경우 기업은 개별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다 정확하게
제시하는 제품원가를 계산해 낼수 있다.

넓은 의미로는 종래의 기능별 비용관리가 아닌 프로세스에 의해 사업의
비용을 관리하는 일종의 경영틀이라고 할수 있다.

이런 점에서 기능의 경계를 초월한 업무 프로세스의 최적화에 최우선을
두고 BPR를 추진해 가는 것이라고 볼수 있다.

기업이 ABM을 도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은 ABM을 통해 모든 업무를 파악할 수 있고 각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결정할수 있다.

왜냐하면 기업의 모든 업무내용을 통합, 주요 업무프로세스로 정리함으로써
각 프로세스의 비용을 결정할수 있고 나아가 기업의 모든 활동과 비용이
빠짐없이 업무프로세스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둘째 BPR가 고객의 요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ABM기법을 도입해
비부가가치적인 활동을 줄임으로써 성공적인 리엔지니어링이 가능하다.

셋째 ABM을 통한 비용산출은 정기적으로 업데이터되기 때문에 프로세스에
따른 비용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그래서 지속적인 프로세스 개선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기업은 또 ABM을 이용해 각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을 실제로 계산할수 있다.

예컨대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 부서에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비용을
산출한다면 개인이나 팀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를 파악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ABM을 사용하면 현재 진행중인 활동이 계속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바꾸어야 하는지 혹은 없애버려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ABM은 리엔지니어링 활동을 촉진하고 이의 진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지속적인 프로세스와 측정시스템을 제공한다.

또 ABM을 이용하면 비용관리 프로그램이 쉬워질 수 있다.

전통적인 비용관리전략은 활동이나 프로세스의 변화없이 비용만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ABM은 고객의 요구사항에 초점을 두며 비부가가치적 활동(중복작업및
시간낭비)에 연계된 비용을 없애는데 초점을 맞춘 획기적인 BPR활동의 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제조업체가 인원감축등 이른바 다운사이징 작업을 마쳤다.

다른 다운사이징작업과 마찬가지로 인원감축이 곧 업무성과의 변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업무를 하기 위한 인원수를 줄인 것뿐이었으므로 인력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ABM을 통해 주요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었으며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비용절감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게 됐다.

이 회사는 기업의 모든 활동을 분류.분석함으로써 비용의 20%가
비부가가치적 활동에 쓰이는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또 ABM을 이용해 여러기능이 통합된 프로세스템을 개선의 여지가 많은
부분에 집중시키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비부가가치적인 비용이 줄어들었고 직원들에게 지워진 부담이
경감됐으며 시설을 대고객가치 증진에 집중시킬수 있게 됐다.

만약 이회사가 전통적인 비용절감 프로그램을 채택했더라면 인원수 절감
이라는 결과밖에 얻지 못했을 것이다.

ABM을 도입함으로써 프로세스리엔지니어링이 실현됐으며 이를 통해
비부가가치적인 활동을 제거할수 있었다.

대부분의 한국기업은 손익계산서를 비용관리 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다.

약 90%정도의 한국기업은 전통적인 비용관리 보고서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또한 경영진에 대한 보고서로도 사용된다.

문제는 경영진 보고용이나 비용관리의 목적은 서로 다르다는데 있다.

실제로 기업경영을 효과적으로 하려면 세금보고서보다도 훨씬 더 포괄적인
경영진보고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기업들의 임원들은 전통적인 재무관리를 보고 받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실제 활동의 비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욱 포괄적인 경영진
보고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ABM이 한국기업에 적절한 것인가.

ABM이 비록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모든 기업에 적합하다고는 할 수 없다.

ABM을 채택해 최대의 효과를 내는데는 몇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 업무프로세스 관리를 일회적이 아니라 지속적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ABM의 실행은 매우 힘든 작업이며 상당한 자원투자가 요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프로세스관리의 최우선 목표를 비용관리에 두어야 한다.

만일 매출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ABM은 적당하지 않다.

그러나 비용통제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익위주의 산업이라면
ABM을 꼭 실행해야만 한다.

셋째 기능별 경계를 초월한 업무프로세스팀 구축을 위해 기업내에
존재하는 기능별 경계를 무너뜨리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특히 기능중심의 조직구조를 많이 가지고 있는 한국 기업의 경우 기능별
조직의 전면적 재편을 거치지 않는다면 ABM을 실행해도 큰 효과를 기대할수
없다.

ABM이 핵심 업무프로세스에 도입된다면 기업은 경영혁신을 통해 한단계
높은 경쟁력을 달성할 것이다.

ABM은 가장 보편적인 경영도구인 비용계산 방법을 통해 경영진들이
비부가가치적 활동을 파악하고 가시화할 수 있도록 한다.

ABM은 경제원칙과 재무관리를 통해 진정한 부가가치적 활동에 초점을
맞출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해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