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conomist지] 개혁성과 '속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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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특약 독점전재 ]]
불과 몇년전만 해도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와 비쉬케크를 방문하는
서방 관광객들은 이들 두 도시가 다른 점보다는 비슷한 점이 더 많다고
느꼈다.
중앙집권적 공산주의의 정치입안자들은 문화와 지형을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획일적인 도시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
중유럽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공산주의로부터 자본주의로 탈바꿈한
나라들은 이제 놀랄만큼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폴란드나 체코와 같은 중유럽지역의 개혁을 서두른 국가들은 90년대초에
심각한 불황을 겪었다.
그들의 경제는 이제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시장경제 초기단계의
외관을 갖추게 됐다.
반면 타지크나 우즈베크와 같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개혁은 서서히
그리고 차분히 진행됐지만 생산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중국은 이와는 또 다르다.
단계적인 시장개혁이 경제활황을 가져다줬지만 이 활황은 아직도 철저히
공산당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세계은행이 6월27일 발행한 올해 세계개발보고서는 시장경제로의
개혁과정에서 보여준 중국 러시아, 그리고 동유럽국가들간의 차이점을
비교검토하고 있다.
폴란드나 체코 에스토니아등이 채용한 전략은 충격요법이다.
이들 나라는 가격과 무역을 빠른 속도로 자유화하고 인플레는 긴축통화
정책으로 잡고 사유화와 산업의 독점규제를 시작했다.
반대로 중국은 점진적인 접근법을 택했다.
중국은 우선 경제의 한두분야를 자유화하고 나머지는 천천히
시장메커니즘에 맡겨왔다.
얼핏 보면 중국방식이 더욱 성공적인 것처럼 보인다.
농업분야에서 첫 개혁이 실시된 78년이래 중국의 GDP는 연평균 9.7%씩
성장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구소련과 당시 그 위성국가들은 개혁 첫해에 생산이 급격히
떨어졌다.
중국은 자유화가 개시될 당시 농업분야에 노동자의 71%가 종사하고
있었으며 인위적 저가정책과 낮은 생산성으로 불구가된 산업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중국의 개혁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이들에게 높은 소득과
성장을 가져다줬다.
당시 중국은 금융시스템또한 개발이 안된 상태였다.
그러나 소득이 증가하자 은행예금과 화폐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
이에따라 정부는 급격한 인플레유발없이도 돈을 찍어 국영기업에 자금을
제공할수 있었다.
돈을 찍어 경제를 꾸려가기는 구소련도 마찬가지였다.
자연히 시장에는 돈만 넘쳐흘렀다.
특히 정부가 찍어내는 보조금을 받아쓰는 국영기업들은 높은 인플레를
촉발시키는 장본인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보고서는 동유럽과 소련등 26개국가가 급진개혁과
빠른 경제성장이 조화를 이루며 꽤나 잘 진행됐다고 결론짓고 있다.
그림에서도 알수 있듯이 개혁을 서둘렀던 국가들이 개혁속도가 느렸던
나라들에 비해 생산감소폭이 적고 곧바로 빠른 속도로 성장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빠른 개혁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됐다면 구소련이나 동유럽국가들중
일부는 왜 개혁을 서두르지 않았을까?
이 의문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공산주의 이후 벌어진 권력투쟁이라는
변수가 그 나라의 개혁속도와 이에 수반된 경제적 성과를 결정지어왔다고
결론짓고 있다.
개혁이 빠를수록 경제적 성과가 높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기득권수호에 혈안이 된 사람들때문에 개혁속도와 개혁의 질이 좌지우지
돼왔다는 얘기다.
개혁을 급진적으로 추진한 중유럽국가들은 이와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었다.
그런 나라들은 흔히 크기가 작고 천연자원이 없어 외국의 금융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이것이 이따금 빠른 개혁의 전제조건이
되기도 했다.
세계은행의 경제분석과 이같은 정치적 분석을 비교해보면 어떻게 해서
일부 탈공산권국가들이 다른 나라들보다 개혁의 성과가 좋았는지 분명히
알게될 것이다.
< 정리=이창호기자 >
" Lesson of transition" June 29th 1996, London, The Economist.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8일자).
불과 몇년전만 해도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와 비쉬케크를 방문하는
서방 관광객들은 이들 두 도시가 다른 점보다는 비슷한 점이 더 많다고
느꼈다.
중앙집권적 공산주의의 정치입안자들은 문화와 지형을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획일적인 도시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
중유럽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공산주의로부터 자본주의로 탈바꿈한
나라들은 이제 놀랄만큼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폴란드나 체코와 같은 중유럽지역의 개혁을 서두른 국가들은 90년대초에
심각한 불황을 겪었다.
그들의 경제는 이제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시장경제 초기단계의
외관을 갖추게 됐다.
반면 타지크나 우즈베크와 같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개혁은 서서히
그리고 차분히 진행됐지만 생산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중국은 이와는 또 다르다.
단계적인 시장개혁이 경제활황을 가져다줬지만 이 활황은 아직도 철저히
공산당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세계은행이 6월27일 발행한 올해 세계개발보고서는 시장경제로의
개혁과정에서 보여준 중국 러시아, 그리고 동유럽국가들간의 차이점을
비교검토하고 있다.
폴란드나 체코 에스토니아등이 채용한 전략은 충격요법이다.
이들 나라는 가격과 무역을 빠른 속도로 자유화하고 인플레는 긴축통화
정책으로 잡고 사유화와 산업의 독점규제를 시작했다.
반대로 중국은 점진적인 접근법을 택했다.
중국은 우선 경제의 한두분야를 자유화하고 나머지는 천천히
시장메커니즘에 맡겨왔다.
얼핏 보면 중국방식이 더욱 성공적인 것처럼 보인다.
농업분야에서 첫 개혁이 실시된 78년이래 중국의 GDP는 연평균 9.7%씩
성장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구소련과 당시 그 위성국가들은 개혁 첫해에 생산이 급격히
떨어졌다.
중국은 자유화가 개시될 당시 농업분야에 노동자의 71%가 종사하고
있었으며 인위적 저가정책과 낮은 생산성으로 불구가된 산업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중국의 개혁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이들에게 높은 소득과
성장을 가져다줬다.
당시 중국은 금융시스템또한 개발이 안된 상태였다.
그러나 소득이 증가하자 은행예금과 화폐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었다.
이에따라 정부는 급격한 인플레유발없이도 돈을 찍어 국영기업에 자금을
제공할수 있었다.
돈을 찍어 경제를 꾸려가기는 구소련도 마찬가지였다.
자연히 시장에는 돈만 넘쳐흘렀다.
특히 정부가 찍어내는 보조금을 받아쓰는 국영기업들은 높은 인플레를
촉발시키는 장본인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보고서는 동유럽과 소련등 26개국가가 급진개혁과
빠른 경제성장이 조화를 이루며 꽤나 잘 진행됐다고 결론짓고 있다.
그림에서도 알수 있듯이 개혁을 서둘렀던 국가들이 개혁속도가 느렸던
나라들에 비해 생산감소폭이 적고 곧바로 빠른 속도로 성장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빠른 개혁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됐다면 구소련이나 동유럽국가들중
일부는 왜 개혁을 서두르지 않았을까?
이 의문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공산주의 이후 벌어진 권력투쟁이라는
변수가 그 나라의 개혁속도와 이에 수반된 경제적 성과를 결정지어왔다고
결론짓고 있다.
개혁이 빠를수록 경제적 성과가 높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기득권수호에 혈안이 된 사람들때문에 개혁속도와 개혁의 질이 좌지우지
돼왔다는 얘기다.
개혁을 급진적으로 추진한 중유럽국가들은 이와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었다.
그런 나라들은 흔히 크기가 작고 천연자원이 없어 외국의 금융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이것이 이따금 빠른 개혁의 전제조건이
되기도 했다.
세계은행의 경제분석과 이같은 정치적 분석을 비교해보면 어떻게 해서
일부 탈공산권국가들이 다른 나라들보다 개혁의 성과가 좋았는지 분명히
알게될 것이다.
< 정리=이창호기자 >
" Lesson of transition" June 29th 1996, London, The Economist.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