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메일이 배달됐다.
이 회사 신제품에 대한 느낌을 보낸 것이었다.
오늘날은 전혀 모르는 외국의 소비자들로 부터도 최고경영자에게 간단하게
정보가 전달될 수 있는 시대이다.
국제적으로 번지고 있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네트워크"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자택의 퍼스컴으로 문서를 작성하는 즉시 상대방에게 보낼수 있다.
사장을 정점으로 부.과등 층층으로 이루어진 기업조직의 계층이나 벽을
간단히 뛰어넘는다.
기업체의 정보화에 적극적인 어느 대기업사장은 말한다.
"그렇게 되면 조직의 질서가 제대로 안될 것이라는 우려는 할 필요가 없다.
기업조직을 무겁게 해서 회사를 깨뜨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회사는 여러가지 퍼스컴 이용 소프트웨어의 교환에도 사내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다.
실례로 거래선인 어느 음식점의 경영 소프트웨어를 관련부서가 개발했다.
가게의 객석수.단가.종업원수등의 조건을 변화해 나가며 시뮬레이션을
할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소프트웨어를 영업맨이 휴대단말기에 넣어 가지고 다니며
판매촉진의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데이터베이스에 축적해서 누구나 검색할 수 있게 하면 소프트웨어의 개량도
저절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 모두 제일선 "풀뿌리"의 자주적인 정보교환에 의해 진행된다.
유연하고 스피디한 업무 수행은 필연적으로 조직의 계층을 줄인다.
일본IBM은 10년전엔 사장으로부터 최말단까지의 조직이 9계층이었는데
현재는 3계층이 되었다.
고객의 니즈에 대응한 "기동적인 팀"을 편성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결과
이다.
이를 위해 일본IBM은 세계공통의 "SKILLS"라고 불리는 전문직용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각종 전문직의 전문분야, 능력, 기능, 업무일정등을 알 수 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현지 인력도 포함한 팀을
단시간에 편성할 수 있다.
정보네트워크는 공간적으로도 직장의 모습을 바꾼다.
공장의 라인작업처럼 1개소에 전원을 집합시킬 필요가 줄어든다.
일본 사테라이트오피스협회가 올 2월에 발표한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분산오피스나 재택등 자유롭게 일하는 "텔레워크"를 실행하고 있는 정사원의
화이트칼라는 95년 추정 약 40만명(정사원 화이트칼라의 2%)으로부터
2000년에는 90만~160만명(5.2~8.9%)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에선 91년에 이미 약 55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지구규모의 대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선 기업은 정보화를 "지렛대"로 하여
조직혁신을 단행, 생산성을 높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병행해서 인력의 재교육을 시켜 지금까지의 발상의 전환과 기능을
잘 변화시켜 나가지 않으면 대량의 "부적응자"를 낼 우려가 있다.
"허리띠 졸라매기"라는 말이 시사하는 것처럼 상과 하의 사이에 낀,
"정보의 중개"를 하는 역할은 서서히 배제되어 가고 있다.
즉 피라미드형의 조직이 무너지면 중간관리직은 상당부분 불필요하게 된다.
또 경영자층도 자기변혁을 강요받고 있다.
전술한 조사에선 회답자 66%가 텔레워크를 "해보고 싶다"며 적극적이지만
연령에 따라 의식은 상당히 다르다.
20~29세에서는"해보고 싶다"가 80%인데 50세이상에선 47%로 줄었다.
그러나 기업의 자세는 "도입할 계획이 없다"가 압도적으로 많고 "적합한
직종이 없다" "관리가 곤란" "평가가 곤란"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아직 지금까지의 집단주의적인 작업방식과 평가법을 고집하는 기업간부가
많음을 시사하고 있다.
작업의 분담을 명확하게 해서 평가방법을 성과중시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성장.발전하기 어렵다.
어물어물하고 있는 동안에도 국제적 무한경쟁은 갈수록 거세지고 정보화의
영향은 가속적으로 증가해 가고 있다.
환경변화에 강한 시스템으로 조직의 슬림화등을 추진하면 인원삭감 문제가
대두되고 그 결과 "부적응자"의 이직을 촉발, 실업자의 증가는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확대균형"을 지향, <>정보화진전에 따르는
조직혁신 <>고객지향의 철저 <>지적생산의 향상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유충희 < 대전.동구산업 상무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