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스미토모상사는 국제 동선물시장에서 어떻게 파국으로 치달았는가"

국제 동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던져준 스미토모상사의 동거래파문은 지난
14일 스미토모사가 18억달러의 손실을 입게 됐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한후
영국의 SFO(중대사기범수사국)등이 수사에 착수하자 사건 전말에 대해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28일 이번 사건의 장본인인
스미토모의 하마나카 야스오 전비철금속부장이 중국 국영회사들과 공모해
시세조작을 일삼아 왔다는등 이번 사건의 전말을 추적한 기사를 보도해
주목을 끌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따르면 국제 동시장의 큰 손이었던 하마나카 전부장은
중국의 동수출입공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시세조작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스미토모상사는 중국에 2개의 동관련 합작회사를 두고 있으며 하마나카
자신도 개인적으로 중국 국영회사들의 고위층과 자주 접촉해 왔다.

지난 10년간 하마나카와 중국 회사들의 공모는 효과를 발휘해 스미토모의
입김에 따라 동가격이 춤추었고 이 과정에서 스미토모와 중국회사들은
엄청난 부당이익을 챙겼다.

그러니 작년말께부터는 북미의 동전문회사들과 헷지펀드들이 국제시장이
스미토모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데 반발해 스미토모와 반대로 매매를 하기
시작했다.

국제시장에서 "스미토모와 중국회사"대 "북미파"들이 치고 받는 일대
접전이 벌인 것이다.

북미파를 이끈 주역은 아메리칸 아이언&메탈스의 사장인 허비 블랙이었다.

북미파들이 동을 있는데로 팔아 치웠는데도 동가격(선물가)은 스미토모측의
떠받치기 작전으로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세계적인 큰손 조지 소로스가 제풀에 지쳐 3월에 대스미토모 대항을
스스로 포기하고 동에서 손을 뗄 정도였다.

그러나 금요일인 5월17일 블랙사장은 시장의 낌새가 이상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날도 팔자주문을 냈는데 예상외로 스미토모측의 사자주문이 약했고 동시
에 하마나카가 다른 부서로 발령났다는 루머까지 돌았다.

블랙사장은 경험에 비춰 하마나카의 지위에 이상이 발생했음을 확신했다.

주말을 보내고 다음 거래일인 월요일인 5월20일 그동안 강세를 유지했던
동가격은 폭락했다.

하마나카가 없는 시장은 주춧돌없는 시장이나 마찬가지였다.

이후 1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동가격은 25%이상 하락했다.

이런 와중에서 중국회사들은 5월중순께부터 북미파의 승리로 대세가 기운
것을 알아차리고 스미토모를 외면한채 즉각 투매에 들어가면서 동가격하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하마나카의 침몰은 북미 동회사들의 매각공격에 중국측 파트너가
등을 돌린점으로서 그 전모가 드러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설명했다.

[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