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으로 헤엄을 치지 못하는 동물은 인간 뿐이라고 한다.

그만큼 인간은 진화과정을 통해 자연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자연을 동경하게 되고 자연과 가까워지려고 무단히도
노력하고 있다.

사람들이 물을 겁내면서도 물속에서 몸이 편해짐을 느끼는 건, 굳이
물리학적으로 중력어쩌고를 들먹이지 않아도 자신의 기원이 바로 물이기
때문이 아닐까?

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우리 물탱크회는 93년초 한 신입사원의
노력으로 모임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 부서에서는 새해를 맞이해서 회사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몇몇 사람들이 작은 소모임들을 제안하였고,
수영에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던 박주현씨가 나서서 모임이 시작되었다.

그 즈음에 볼링보임 등 다른 모임들도 같이 발족되었으나 한 두달을
못 넘기고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일주일에 한 번정도 있는 모임이지만 일 때문에 혹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계속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하다 보니 모임을 유지해 나간다는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여러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3년째 이 수영회 모임을 유지하고 있는
저력은 역시 보이지 않은 헌신이 아닐까 한다.

초대 회장인 김연옥 과장은 부서원들만의 모임이었던 물탱크회를
전사적인 모임으로 만드는데 큰 공헌을 한 중심인물이다.

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끌어 나가던 모임을 총무부 및 지적재산부로
확대하고 (주)대우 직원까지 포함시켜 대우빌딩 전체의 모임으로
확산시켰고 사내 동호인회에 등록하므로써 회사의 지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대 신용석 회장부터는 마포 본사 직원들까지 합세해서 명실공히 회사
전체 동호회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현재 등록되 회원은 30여명, 개인적인 사정으로 몇 개월을 쉬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조금씩 익혀가는 수영실력에 재미를 붙인
열성분자들로 물탱크회는 항상 뜨겁다.

접영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베테랑에서 부터 이제 발차기를 배우는
신입회원까지 다양한 수준의 사람들을 관리하기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 해결책으로 홍익대 수영반의 베테랑강사 2명이 일주일에 한 번씩
개인별로 영법강의와 동작교정을 해주고 있어 적은 비용으로 개인강습까지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일주일에 두 번씩 수영을 통해 회사일에 지친 몸과 마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수영이 끝난후 한잔씩하는 맥주를 통해
서로간의 이해를넓혀나가는 우리 모임은 자칫 안일해지기 쉬운 생활에
신선함을 더해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