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리얼(곡물가공제품)업계에 한차례 가격인하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미국 3위 시리얼업체인 크라프트푸드사가 최근 제품값을 내리자 경쟁
업체들도 가격인하채비를 하고 있는 것.

말보로담배로 유명한 필립모리스사의 계열식품업체인 크라프트푸드는
지난주 전체 22개품목의 값을 평균 20%이상 내렸다.

인하폭이 가장 큰 것은 25%에 이른다.

가장 인기있는 그레이프너츠제품의 경우, 공장가격이 개당 3.89달러에서
2.99달러로 낮아졌다.

우리나라 일반상점에도 흔한 "포스트(post)" 브랜드의 각종 씨리얼이 이
회사 제품이다.

미시리얼업계의 시장쟁탈전은 어느 업종보다 치열하다.

연간 80억달러라는 별로 크지 않은 시장을 놓고 10여개업체들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탓이다.

이때문에 켈로그나 제너널밀스등 라이벌기업들도 가격인하에 나설 태세다.

최대업체인 켈로그사는 크라프트푸드가 값을 내린 다음날, 일부 제품의
가격인하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전품목을 모두 내리진 않겠지만 크라프트푸드와 직접 경쟁관계에 있는
품목을 선별인하, "저가에는 저가"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2위업체인 제너럴밀스도 기존의 고가정책을 포기할 계획이다.

이회사는 작년 8월에 질을 높이고 양을 확대, 가격을 3% 올렸다.

그렇지만 크라프트푸드의 가격인하와 켈로그의 인하방침으로 이젠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이다.

크라프트푸드이상으로 가격을 내려야만 시장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
가 경영층에 확산되고 있다.

미시리얼업계의 가격전쟁은 전세계로 확산될 조짐마져 있다.

세계곳곳에 수출되고 있는 미시리얼제품과 경쟁중인 다른 나라업체들로서는
미업계의 가격인하전이 "강건너 불"이 아니기 때문이다.

< 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