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양행 한보철강등 12월 결산상장기업의 상당수가 이번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 수권자본금을 대폭 증액할 계획이다.

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1일까지 정기주총 개최를 신고해온 3백16개
상장사중 23개사가 정관변경을 통해 발행예정주식수를 확대, 수권자본금을
늘리기로 했다.

23개사의 총 발행예정 주식수는 현재의 4억8천5백48만주보다 3억7천4백62만
주(77.1%) 늘어난 8억6천10만여주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5일 주총을 여는 경인양행은 현재 정관상 45억원으로 돼있는 수권자본금을
4배이상인 2백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보철강과 경기은행 역시 이번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 현재 각각 3천2백억
원과 3천억원인 수권자본금을 8천억원과 7천5백억원으로 1백50%씩 증액할
계획이다.

또 한화(1백50%) 한솔화학(1백27%) 새한전기(1백24%)등도 수권자본금을
1백%이상 늘리기로 했고 코오롱유화 대한페인트잉크 코오롱상사등 3개사는
1백%씩 확대키로 했다.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 현재 납입자본금이 수권자본금의 60~70%선에 달해
향후 증자를 실시하려면 임시주총을 열어 정관을 변경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따를 것으로 보여 미리 이번 주총에서 수권자본금을 늘려놓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들 상장사중 올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한도를 확대할 계획인 상장사는 유공과 제일약품 등 2개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51개사에 달했던 작년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유공은 이번 주총에서 CB발행한도를 기존의 1조원에서 1조5천억원으로,
BW한도를 5천억원에서 1조원으로 각각 50%씩 늘릴 계획이다.

제일약품은 우선주발행한도를 50만주에서 1백만주로 50% 늘려놓기로 했다.

이같은 현상은 주식시장 침체등 발행시장여건의 악화로 상장사들이 CB와
BW의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극히 꺼리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고기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