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례적으로 6대그룹총수를 소환조사한 8일 주식시장에서 이들
그룹계열사의 주가가 대부분 하락세 또는 약보합상태를 유지해 증시가
비자금파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

증권전문가들은 검찰이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해 현대 삼성 LG
대우 롯데 동아그룹의 총수들을 소환조사함에따라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

특히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파문이 주식시장에 잠재된 외부 악재로 남아
있는데다 고객예탁금이 감소하는등 증시의 기본적인 수급상황이 좋지 못해
이날 주가가 7포인트가까이 빠졌다고 전문가들은 설명.

그러나 일부에서는 "모두의 잘못은 아무의 잘못도 아니다"는 말처럼 주요
그룹총수에 대한 소환조사가 구체적으로 그룹총수들에 대한 강도높은 처벌
까지 이어지지 않아 비자금영향권을 조만간 벗어날수 있을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일부우량주와 보험주를 제외하고는 그룹총수가
소환된 그룹계열사주식이 대부분 한산한 거래를 보이며 주가가 하락.

특히 최근 강세를 보이던 그룹계열의 우량우선주가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

삼성그룹주의 경우 삼성전자가 연중최고치에 근접하는 주가상승을 보이고
삼성항공 삼성전관 삼성전기1신 삼성중공업1신 삼성화재등 6개종목만이
상승했을뿐 나머지 계열사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거나 보합을 유지.

현대그룹주도 지난달 상장된 현대상선과 보험주인 현대해상화재만이 주가가
올랐고 LG그룹도 LG전자1신 국제전선 LG종금 LG화재해상등만이 주가가 상승
했다.

이날 오전 그룹계열사가 주가상승세를 보였던 대림그룹도 오후들어 이준용
회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갑자기 계열사
주식이 대부분 하락세로 돌아서 비자금파문의 영향을 실감케하기도.

한편 이날 기관들의 자전성거래가 많았던 보험주의 경우 LG화재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삼성화재 현대해상화재등 대기업계열 보험주가 모두
강세를 지속해 큰 폭의 지수하락을 방어한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

<>.주가예측전문가들은 그룹총수들의 검찰소환까지 몰고온 비자금파문이
이달말까지는 계속된후 다음달초께나 주가가 한차례 탄력적인 상승을 보일
것으로 전망.

일부에서는 오는13일 중국의 강택민총서기가 방한하고 김영삼대통령의
APEC순방도 다가와 이번 그룹총수소환이 비자금사건의 "끝내기수순"이어서
내주중 주식시장이 비자금영향권에서 벗어날것으로 예상하기도.

그러나 최소한 다음주까지 기관투자가들의 거래비중이 30%내외를 보이며
매수 매도세가 엇갈릴것이고 일반투자가들의 증시이탈은 계속돼 주가조정
양상은 이달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최승용팀장은 "금리가 하향안정을 보이고 있지만
회사채수익률이 12%대로 올라섰고 콜금리가 11.34%로 소폭올라 당분간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

<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