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용 어학테이프사업을 시작한 정해수종합어연 사장은 지난 3월
개업식이 끝나자 앞으로 만나야 할 사람들을 손꼽아 봤다.

일단 운전자금을 더 확보하기 위해 거래은행사람들을 만나야 했다.

은행을 찾아가보니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을 받아 올것을 요구했다.

그는 아직까지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몰랐다.

그곳에 아는 사람이 있을 턱이 없었다.

수소문끝에 재경원에 다니는 5촌조카에게 사람을 소개시켜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요즘 중.고등학교 어학연구실용 테이프를 납품할수 있는 방법을
찾기위해 관련협동조합과 교육위원회등을 찾아다니기에 바쁘다.

사업을 시작하면 정사장처럼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사람을 많이
찾아나서야 한다.

만나야할 중요한 사람은 4가지 분야로 나뉜다.

첫째 인.허가 및 감독기관의 공무원들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특히 허가 사항이나 신고사항은 개업을 하지전에 서류 절차등을 알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절차를 놓쳐 나중에 공무원에게 문책을 당하는 일은 창업초기의 성장을
저해한다.

작동완구사업을 시작한 성태형에디슨실업사장은 서울근교에서 장난감
제조업을 시작하면서 구청에 공중위생신고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 한차례 곤욕을 치렀다.

현재 제조업으로 출발하는 경우 허가를 받아야하는 업종은 27개이다.

가스용품(시.도) 계량기(공진청) 전기용품(공진청) 의료용구(복지부)
화장품(복지부) 배합사료(농림수산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같이 허가사항인 경우는 사전에 관계기관을 찾아가 승인여부를 물어보고
인사를 나누는 것이 마땅하다.

환경청 노동부 통산부등에서 그동안 생각지도 못한 서류제출요구가
들어오기도 한다.

둘째는 은행사람들에게 잘보여야 한다.

무턱대고 거래은행을 찾아가 "자금이 모자라는데 좀 빌려주십시오"라고
하면 백발백중 실패한다.

가기전에 인맥을 조금은 파악하는 것이 좋다.

그다음 빌리려는 자금의 이름과 대출조건을 알고 가야 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자금을 지원받을때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플랜트설치업체인 W엔지니어링의 경리부장이 중진공을 찾아왔다.

그는 "천안에 사장소유의 땅이 3백50평정도 있는데 여기에 상가를 지어
임대해 매달 나오는 자금으로 운전자금을 쓰겠다"며 상가 지을 자금을 지원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의 자금조달 아이디어는 뛰어난 것이다.

그러나 그는 허탕치고 말았다.

중진공은 아무리 제조업체라도 상가를 짓는데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중진공의 장기저리자금으로 급성장한 라인정밀의 이종무이사는 "중진공이
지원하는 자동화 정보화 등의 자금을 빌리면 거의 절반장사를 해놓은 셈"
이라고 말한다.

셋쩨는 납품기관사람들과 친해야 한다.

박준성형설산업사사장은 "중소기업으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납품기관
또는 납품기업사람과 친하는데 온 정력을 쏟을 것"을 당부한다.

납품처는 관납일 경우 업종별 협동조합을 퉁해 조달청 국방부조달본부
법무부 한국전력 한국통신 주택공사등에 납품된다.

이들 연계관계에 참여할수 있는 방법은 협동조합에 가입한 뒤 자기회사의
셰어를 넓혀나가야 한다.

이선호한국금형정보사장은 "대기업에 납품할 기회를 찾는데도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고교동창이든 고향선배든 전직장동료든 연줄이
닿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만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접대방식은 골프접대를 하기도하고 사내운동회등에 초청, 푸짐한 선물을
주면 된다는 것.

이밖에 생기원 과학기술연구원등 기술정보를 얻기 위한 기술기관, 홍보를
위한 언론기관, 무역해외진출지원기관등의 사람들과도 연줄을 맺는 것이
바람직.

<이치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