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발생한지도 5일로 1주일째를 맞았다.

지금까지 집계된 피해자수는 사망자 1백27명, 실종자 3백37명, 부상자
9백14명등 인명피해만도 모두 1천3백78명에 달하고 있다.

또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고 사체도 잇따라 발견돼
사망자수등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생존자확인소식이 끊긴지도 3일째.

지난 2일 극적으로 구출됐다가 병원에서 사망, 온국민을 울린 이은영양이
마지막이었다.

특히 지난1일 24명의 백화점 청소용역인부가 한꺼번에 구출돼 "생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았으나 이젠 이마저도 사라진 상태이다.

여기에다 발굴되는 사체도 시간이 흐를수록 부패정도가 더욱 심해져붕괴된
A동 상판이 모두 제거될 1주일뒤에는 사체확인작업을 둘러싼 혼란마저 우려
되고 있다.

그러나 사고현장과 주변에서는 잔해제거등 각 부문별 작업이 정성껏 진행
되고 있어 생존자발견에 한가닥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생존자확인작업

=사고대책본부는 기적의 생존자를 찾기 위해 붕괴된 지하를뒤지고 있다.

이 작업에는 군의 땅굴탐지용 "시추공 카메라"등 첨단장비가 동원되고
있다.

특히 생존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 지하1,2,3층의 모서리부분과 엘리베이터
밑공간등 6-10개 지역에 대해 집중 확인작업중이다.

또 민.관.군으로 구성된 지하침투조들이 콘크리트더미를 뚫고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체발굴

=사체발굴은 지상과 지하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지상에서는 유압분쇄기 3대 콘크리크절단기 30대 기중기 7대 굴착기 6대
덤프트럭 48대등 중장비 94대를 동원, 무너내린 상판을 걷어내고 있다.

상판이 모두들어내지게 되면 많은 실종자의 사체가 한꺼번에 발견될 것
으로 보인다.

지하에서는 군경소방본부 전문요원 4백13명을 투입, A,B동 지하 36개지역
에서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콘크리트작업 관계자는 콘크리트잔해가 5만t에 이르고 있어 모두 걷어
내는데 1주일이상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사체발굴은 아무리 빨라도 1주일이상 걸릴 전망이다.

<>사체확인작업

=사고대책본부는 사체발굴이 콘크리크잔해 때문에 늦어진다는 분석에
따라 부패된 사체의 신원확인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대책본부는 일단 남녀사체를 구분한 뒤 여자사체는 삼성의료원
강남성모시립강남병원 동부시립병원등에 안치키로 하고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이다.

남자사체는 국립의료원 방지거병원에 우선 안치, 실종자가족들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신분증이 없어 신원파악이 안될 경우 유전자감식방법까지 활용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5일에는 현장에서 사체가 발견되는 즉시 신원파악이 이뤄질수
있도록 실종자가족 50명을 10개조로 나눠 콘크리트제거작업이 진행중인
A동상판위로 들여보냈다.

실종자가족들은 사체외에도 실종자의 실종증빙이 될 유품을 찾았다.

<>실종자신고

=사고발생이후 서울시와 현장의 사고대책본부에 접수된 실종자신고건수가
맞지 않는등 문제가 발생하자 본부측은 서울교대에 "실종자신고센터"를
마련,재접수를 받고 있다.

신고센터측은 이미 신고한 사람도 주민등록증을 제시해 실종자가족여부를
확인했다.

5일현재 접수된 실종자수는 3백58명으로 집계됐다.

<>자원봉사

=이번 사고에서 인명구조작업에 발벗고 나섰던 자원봉사자들은 대책본부의
자원봉사자인력제한 방침에 따라 지난 4일부터 1백35명만이 투입돼 지하에서
사체발굴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 1주일을 넘기면서 탈진한 자원봉사자들 스스로가 현장을 떠나기도 했다.

현장작업 못지않게 구조대원들에게 음식과 식수를 공급하고 있는 주부
자원봉사들과 현대건설 삼성건설등 민간기업의 인력들도 누적된 피로에도
불구, 군경소방본부의 작업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사고수사

=검경합동수사본부(본부장 신광옥서울지검2차장)는 전현직 서초구청간부와
직원들이 삼풍백화점의 부실공사와 설계변경등을 눈감아 주는 대가로뇌물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집중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공사부실정도를 입증하기 위해 대학교수등 건축전문가 34명
으로 구성된 "삼풍백화점 원인진상규명 감정단"을 이날 현장에 공식투입해
시료등을 채취,정밀분석작업에 들어갔다.

검증을 마친 감정단의 한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예상할수 없는 아주 특이한
양상으로 붕괴됐다"며 "코어벽에 부착된 부자재등을 볼때 상당부분 부실
흔적을 찾을수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역학구조와 지질검사등을 거쳐 오는 30일쯤 중간감정결과를 발표
할 예정이며 오는 9월께 최종수사결과를 내놓을 방침이다.

<특별취재팀>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