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룡삼단,목진석초단,이상훈삼단..이쯤들으면 아! 잘나가는 신예기사들
하고 금방 떠올릴것이다.

이제 몇명의 기사를 이 범주에 추가해야한다.

신예돌풍의 바통을 이어받은 기사는 바둑명문 충암고 2학년 이성재이단
(18). 이성재이단은 16일 상승세의 유창혁육단을 203수만에 흑불계승으로
꺾고 명인전 결승에 올라 파란을 일으켰다.

양재호구단-김준영이단의 승자와 6월중 도전자결정전을 가질 예정이다.

92년에 입단이후 지금까지 양재호구단에게는 1패,김준영이단과는 한판씩
주고받았다.

지난해 초단일때도 명인전4강에 진입한적이 있어 유난히 명인전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이이단은 한국최대바둑인맥인 조남철가의 막내.

조남철구단이 외할아버지,조치훈구단이 외삼촌,최규병칠단이 이종사촌이다.

이이단의 어머니 조희연(48)씨는 결승진출에 대해 "바둑공부 별로 안해요.
운이 좋았어요"라고 얘기한다.

적어도 바둑쪽으로는 머리가 출중하다고 이해해도 무방할 듯하다.

올해전적은 30승6패로 전체기사중 승률1위.명인전외에 패왕전본선에도
진출해있다.

지난해는 37승17패를 기록했는데 잘싸우다가도 본선일보 직전에서
탈락하곤 했다.

최고위전에서 양재호구단에게,비씨카드배에서 허장회칠단에게 국수전에서
이동규칠단에게 진것이 그렇다.

올해는 무사히 결승에 안착했으니 대망을 가질만하다.

"우 칭위엔을 좋아하고 두터운 바둑을 두려고 노력한다"

이이단이 양재호-김준영의 승자와 겨뤄 이길경우 도전상대는 이창호칠단.

여기서도 이기버리면(?) 71년 서봉수이단(당시)이 조남철팔단(당시)을
상대로 타이틀을 뺐었듯이 새로운 이단신화의 주인공이 된다.

또한사람의 기대주는 양건삼단(20)."이창호를 무너뜨릴 자신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어렵겠지만 2년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양삼단이 지난해 2월 "월간바둑"과의 인터뷰에서의 한 말이다.

그로부터 15개월여가 지난 지금 양삼단의 말이 객기만은 아니었음이
증명되고 있다.

올해전적 23승6패. 현재 12연승으로 올 최다연승행진중이다.

양삼단은 92년 입단 6개월만에 3개 기전본선에 올라 일찌감치 신사인방
으로 분류되며 포스트이창호시대의 대표주자로 거론되었던 기사다.

작년에도 16연승을 기록해 이창호의 19연승에 이어 2위,승률 74%로
저단진(5단이하)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93년엔 45승18패,94년 54승19패,올해는 24승6패로 기력이 향상되고
있으며 현재 이동통신배배달왕기전 패왕전 최고위전본선에서 활약중이다.

"양건의 대외목"이라 불리는 보기드문 포석을 애용,신예다운 왕성한
실험정신을 높이 평가받는다.

올해 입대예정이다.

양삼단은 이창호칠단과 아직 대국기회가 없었지만 대부분의 기사들과는
달리 이창호를 무서워하지 않는 것은 장점이다.

적어도 "이창호콤플레스"로 우세한 경기를 놓치는 경우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창호를 이길수 있다고 말한 기사는 많았지만 이창호를 이긴
기사는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은 유념해야 할것이다.

이들이 단순히 유망주수를 늘리는데 그칠지 질적으로도 최정상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지 애정으로 지켜보자.

< 광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