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깨끗한 물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증대로 정수기가 일반대중의 생활필수품
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정수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정수기시장이 거대시장으로 커지자 대기업들이 속속 참여하는등 업체들간
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정수기시장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와 동양매직등 대기업들이 역삼투압방식의 정수기를 잇달아 개발,
시판에 본격 나서고 있으며 선두업체인 웅진코웨이를 비롯 청호인터내셔널등
기존업체들도 판매망을 강화하는등 정수기를 둘러싼 시장쟁탈전이 가속화
되고 있는 것.

여기에다 원두코 남전금속 우성엔지니어링등 중소업체들도 새로이 정수기
신제품을 개발, 시장공략에 나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2천5백억원으로 예상되는 정수기시장을 놓고 벌이는 이들
업체간의 각축전은 그어느때보다 뜨거워질 전망이다.

정수기시장의 성장기는 90년대초반.

지난92년 6백억원에 불과했던 정수기시장은 93년 1천5백억원, 94년
1천9백억원등으로 매년 크게 확대돼 왔다.

현재 국내정수기업체수는 1백여개로 추산된다.

이중 정수기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역삼투압방식정수기의 경우 지난
한해동안 회사별 시장점유율이 웅진코웨이 65%, 청호인터내셔날 27%, 기타
9%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가세로 한치앞을 내다볼수없는 상황에 다다르게 됐다.

전문가들은 95년 하반기의 시장점유율을 웅진코웨이 50%, 삼성전자
동양매직 각 10%, 청호인터내셔날 20%, 기타 10%정도가 될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웅진코웨이를 비롯한 기존 업체들은 대기업들의 시장참여에 대해 "정수기에
대한 인지및 신뢰도가 제고돼 시장확대가 가속화되고 소비자들에게 보다
넓은 "정수기선택의 폭"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면이 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판매망강화등 수성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들은 시장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동양매직이 가격파괴를 선언하면서 기존 타사제품의 절반가격인 60만원대의
제품을 시판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필터의 교환시기를 자동으로 알려주는
"바이오정수기"를 개발, 판매에 나섰다.

동양매직측은 기존업체의 판매방식과 달리 생산지에서 곧바로 대리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직판물류를 시도, 중간유통마진을 없애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매출액목표를 올해 1백억원, 내년에는 3백억원으로 잡아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바이오정수기가 제일합섬과 공동으로 개발한 국산화 역삼투압
필터를 채용했기 때문에 10만분의 1미크론크기의 물질까지 걸러낼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마케팅하고 있다.

이외에 지난해 활성탄방식의 40만원대 제품을 내놓았던 LG전자도 올
상반기중 중저가의 역삼투압방식 정수기를 개발, 시장에 본격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맞서는 기존업체들역시 신제품개발을 속속 내놓는 한편 판매망을
강화하는등 수성에 나서고 있다.

냉온정수기 콤팩정수기에 이어 지난해 60만원대의 정수기 "뉴팩"을 개발,
시판하고 있는 웅진코웨이는 매출액의 6%를 연구개발비로 투자, 신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업계최초로 독일 투프 바이에른그룹으로부터 ISO9001인증을 획득
하는등 품질제고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게 아프터서비스등 고객만족경영을 펼쳐 나가고 있다.

지난92년부터 수출에 나선 웅진코웨이는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 적극적인
해외시장공략을 모색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올해매출액을 지난해 9백억원보다 20% 늘어난 1천1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93년 첫설립된 이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청호인터내셔날은
기존의 컴프레서대신 반도체칩을 이용, 크기를 대폭 줄인 냉정수기를 개발
하고 5월께 본격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정수기는 우리나라소비자들이 음료수를 냉장고에 보관한다는 점에
착안해 냉장고에 넣지 않고도 항상 찬 물을 먹을 수있도록 했다.

지난1월 ISO9003인증을 획득한 청호는 미국수질협회로부터 수개월간에 걸친
수질및 품질검사에 합격, 금장마크를 따냈다.

이에 따라 올해매출을 지난해(3백억원)보다 배이상 늘어난 8백억원을 목표
로 하고 있다.

중소업체들의 신규참여도 만만치않은 상태.

이들업체들 역시 차별화된 제품개발과 시장개척에 온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부도가 난 엔젤라이프의 사원들이 자본금을 출자, 설립한 원두코는
최근 육각수를 만드는 "듀"의 생산에 들어갔다.

역삼투압기능외에 특수 자화장치가 내장돼있어 물을 여과시킬때 육각수로
만들어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또 수도꼭지생산업체인 남전금속도 최근들어 수도꼭지에 직접 연결해
사용하는 일체형정수기 "매그워터"를 개발, 시판하고 있다.

이 매그워터는 자기처리된 정수기를 통해 수돗물을 여과시켜 육각수를
만드는 제품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우성엔지니어링도 세균발생을 억제하는 신소재인 제오라이트를 이용한
정수기인 "제오라이트냉온수기"를 개발, 오는11일부터 시판할 계획이다.

제오라이트는 세균및 대장균등의 항균 살균작용과 함께 각종 세균번식을
억제하는 첨단소재로 알려져 있다.

신성CNG도 오존살균처리로 각종 세균, 발암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 그린큐정수기를, 녹원물산은 미국 드릴렉스사와 손잡고 4단계로 완벽
하게 정수해주는 "MSR냉온수기"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밖에 주방업체와 제약업체등 관련분야에서 사업을 확대한 에넥스하이테크
중외제약 삼익제약등도 독자적인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대응책을 서두르고
있다.

이같이 정수기시장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것은 성장잠재력이 무한한데
따른 것이다.

현재 국내가정에 보급된 정수기는 1백20만대로 추산되는데 전국가구수가
1천2백만가구라고 본다면 보급률은 10%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사무실 공장등도 정수기의 수요처라는 것을 감안하면 시장성은
더 커진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3,4년내에 연간 시장규모가 5천억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