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금융위기가 극에 달하던 지난 10일 미의회에서 2명의 하원의원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회견내용은 미국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탈퇴법안을 곧 제출하겠다는
것이었다.

멕시코사태가 NAFTA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NAFTA회원국인 멕시코의 경제혼란은 이 지역경제공동체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미국에게 큰 부담이다.

캐나다도 미국보다는 덜하지만 멕시코위기가 초래할 악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멕시코가 이번 금융시장위기로 경기침체에 빠질 경우에는 그 직접적인
파급이 당장 두나라에 미친다.

멕시코의 경기침체는 NAFTA의 역내교역위축으로 연결되고 일자리를 잃은
멕시코인들이 미국으로 몰려오는 상황이 전개될수 있다.

멕시코에 있는 미국및 캐나다기업들의 경영도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처럼 멕시코경제위기는 멕시코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NAFTA전역에
경기부진과 금융시장혼란을 야기할수 있는 것이다.

세계각국중 미국과 캐나다가 멕시코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이같은
인과관계에서다.

멕시코의 위기상황이 장기화되거나 그 후유증으로 멕시코경제가 침체할
경우 NAFTA의 앞날은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오는 2003년까지 15넌간 점진적으로 관세를 인하또는 철폐, 21세기 초에는
완전한 자유무역지대를 만들겠다는 목표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경기침체에 시달리게 되면 멕시코는 관세인하및 시장개방일정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최악의 사태도 일어날수 있다.

또 미국의 NAFTA확대구상에도 장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더해 지난해 미주대륙의 34개국이 체결한 범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을 위한 협상도 어려워질수 있다.

멕시코경제위기는 NAFTA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멕시코와 경제상황이 비슷한 브라질 아르헨티나등 남미경제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 증시를 침체의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다 같은 신흥증시인 탓에 멕시코에서 손을 데인 외국인들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주식과 채권에서도 손을 털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아시아신흥증시에도 외국자금이탈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

이처럼 멕시코경제혼란은 NAFTA뿐 아니라 미주전역과 다른 개발도상국경제
에도 불안요소가 된다.

단하나 NAFTA에 반대해온 일부 미국의원들만 빼고.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