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설시장에 정착하는것은 우리에게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그것은 미국과 우리나라의 건설기술수준의 차이가 현격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기획에서부터 설계 시공 공사관리 감리에 이르기까지 미국 건설업체는
우리에 비해 한단계 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업체가 미국 건설시장에 들어가 공사를 턴키베이스로 수주,
시공한 것은 지난 90~92년 선경건설이 테네시주 킹스포트에서 이스트만
코닥사의 PET공장(1천8백50만달러)을 지은것이 유일한 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업체들도 개발형사업을 통해서는 미국시장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개발형사업은 시공비를 따먹는 수주사업과는 달리 자본을 들이고
수요를 창출하는 일종의 투자사업이다.

때문에 사업이 잘되면 상당한 개발이익이 남지만 실패할 경우 큰 손해를
볼수도 있다. 미국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을 처음 시작한 업체는 쌍용건설이다.

쌍용건설은 지난 87년 샌프란시스코에 쇼핑센터를 건립하는 사업을 벌인데
이어 에너하임과 샌디에이고에서도 레지던스 인 사업을 추진, 1천만달러
가까운 이익을 거뒀다.

쌍용건설 다음으로 미국건설시장에 진출한 업체는 건영이다.

건영은 K YOUNG이라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 주택단지 개발사업을 수행해
왔다.

건영은 92년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 91가구의 단독주택을 지어 분양한데
이어 로스앤젤레스 오렌지카운티에서도 1백29가구의 연립주택과 3백6가구의
단독주택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동아건설도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3천여평의 부지를 사들여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대우도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플로리다주에서 3백75가구의
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건설 벽산건설 유원건설등도 각각 뉴저지 텍사스 로스앤젤레스등지에서
땅을 확보, 개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밖에 성원건설 동성종합건설 청구등도 미국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을 검토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건설시장은 전반적인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조만간 침체를 벗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금이 개발형 사업을
시작하기에 좋은 시점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지난 2월 건설업체와 종합무역상사에대해 해외부동산
투자허용범위를 넓힘에 따라 앞으로 개발형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건설시장에 진출하기전에 치밀한 사전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미국은 시장경제원리가 철저하게 적용되고 있는 나라인만큼 주먹구구식으로
들어갔다간 손해를 볼 가능성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정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