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기계는 철과 관련된 사업만 하는 회사다. 오직 철로 만든 건설
기계및 플랜트에만 승부를 건다. 건설기계 가운데서도 건축현장에서
소위 3D기피현상을 해결해주는 건설장비를 만드는데만 온힘을 쏟는다.
원통형지브크레인 호이스트카 세륜기 자동주차설비 각종 플랜트설치
등이 한결같이 그런 분야이다.

다만 지금까지 이 회사의 중점생산품목은 호이스트카였으나 올해부터는
지브크레인과 세륜기부문에 더 중점을 둘 방침이다.

특히 최근들어 일본과 미국기업들이 국내 플랜트사업분야에 손을
뻗치기 시작하면서 이 회사가 경영측면에서 먼저 차별화 전략을 쓰기
시작한 분야는 AS(애프터서비스)부문이다.

올해 대정기계의 매출목표는 4백13억원. 이중7%에 이르는 30억원을
AS분야에 투입키로 했다. 서비스분야에 이처럼 과감한 투자를 하기로
한데에는 까닭이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견기업들이 기존의 위치
에서 안주하려다 AS가 강한 경쟁업체가 등장하면 금방 가라앉아버리는
사례가 많은 점을 감안, 철저한 경쟁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다. AS투자에
앞서 AS조직도 강화했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인 박헌진회장이 AS반장을
직접 맡았다. AS반장이 회장급이 된 것이다. AS출동체제도 다원화했다.
지금까지는 본사 AS부에서 고객의 전화를 받으면1~3일안에 현장에
도착, 설비를 수리해주는 것이 건설장비공급업계의 일반적인 관습이었다.

그러나 경쟁시대에 이같은 서비스정신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대정의 경영이념이다. 따라서 대정은 전국을 8개 서비스권역으로 나누어
각지역에 출동차량과 서비스용부품및 설비등을 갖추고 고객의 전화를
받으면 늦어도 1시간30분안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하는 체제를
갖춘 것이다.

대정이 오직 철로 만든 건설장비에 전문화하기로 한데는 뼈아픈 과거가
있다. 지난 87년 한국스카다란 전산관련업체를 인수, 사업다각화를 하려다
적자를 내는 바람에 플랜트사업분야까지 타격을 입었던 적이 있다.

박헌진회장은 "그때의 경험이후 철에 대한 신념이 더욱 강해졌다"면서
앞으로는 오직 철과 관련되는 사업분야를 더욱 전문화하는데만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힌다.

사실 대정이 철로 만든 건설용기계제작만으로 전문화를 기할 수 있었던
데는 과감한 기술개발투자가 밑거름이 돼있다. 매출액의 5%정도를
기술개발에 투자한다. 기술개발투자와 함께 해외기업과의 기술교류도
원활하게 추진한다. 무엇보다 대정은 일본기업들과 친하다. 가장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과도서로 기술내용을 공개한다. 이 회사가 일본과
기술교류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은 북정제작소 동양기공등 5개사나 된다.

대정은 이들 5개기업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기도 한다. 북정
제작소와 공동개발한 원통형지브크레인은 국내에서 최초로 출하한
것으로 도시의 좁은 공간에서도 빌딩을 지을 수 있어 주문이 밀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원통형지브크레인은 올들어 이미 48대를 주문받았으며 연말까지 적어도
2백60대를 생산 공급할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건식
세륜기는 건설업계관계자들을 놀라게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까지
공사장에서 나오는 트럭은 물을 뿜어바퀴를 씻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었으나 이 회사는 물을 전혀 사용치 않고바퀴를 씻는 기술을
개발해낸 것이다.

발전소플랜트설치등 플랜트사업분야에서는 방어적 방식에서 공격적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과감한 해외진출을 시도키로 한 것이다. 주로
사우디등 중동지역에서만 발전소건설및 정유배관분야의 사업을 맡아
왔으나 올해부터는 태국현지법인인(주)타이다이를 통해 동남아지역의
케미칼플랜트제작과 발전분야에 적극참여한다.

3D기피현상이 극심한 건설공사장에서 특수기술로 제작한 건설용기계및
장비를 공급하는데 승부를 거는 이 회사야말로 남다른 분야에서 전문화를
추진하는 특색있는 기업이다.

<이치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