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소년" "천상의 시인" "떠돌이시인"으로 불려졌던 고
천상병시인(1930~1993)의 천진난만했던 삶이 연극무대에 올려진다.

오는 12월7일부터 94년1월10일까지 서울대학로 바탕골소극장에서 공연될
극단 아미의 "귀천-즐거운 아기 소풍 끝나는 날"(조광화작 윤광진연출)은
천상병시인의 예술세계와 아름답고 눈물겨운 인생여정을 그린 이색적인
작품이다.

서울 성북동 다운기획사무실 지하연습장은 우주의 근원과 죽음의
피안,인생의 비통한 현실을 간결한 시어로 노래해온 천시인의 "순수"와
"천진"을 연극으로 보여주기위한 출연진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극의 전개는 저승사자를 상상케하는 가수의 인도에 의해 천시인이 "인생의
지나온 소풍길"을 더듬어가는 형식으로 펼쳐진다. 술과 시로 청춘을
보내다 김관식을 만나 세상을 수용하는 동양정신을 듣는 천시인은 그러나
죽음이 아직은 고통이며 따라서 그 고통으로 인해 세상 일의 무가치함을
느끼고 행인의 삶을 즐긴다.

그러다 동백림사건에 연루돼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심한 고문을 받게된다.
결국 그는 실종됐다가 정신병원에서 발견됐고 목순옥은 보호자가 되어준다.
천시인은 결혼후부터 천상의 즐거운 아이처럼 산다. 그의 시도 일상의
관용적수용으로 바뀐다. 그의 인생은 소풍이란 개념으로 귀결된다. 결국
즐거운 아기가 소풍을 마치듯 귀천한다.

연출을 맡은 윤광진씨는 "천시인의 인간적향취,천진한 이미지를 시적으로
묘사,리얼리티가 살아나게끔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천시인의 삶에 대한
감동과 연극적인 재미를 함께 느낄수있도록 시공을 자유롭게했다"고
밝혔다.

천시인역에는 국립극단소속의 중견배우 권성덕씨가,목순옥역에는
제26회백상예술상에서 연극신인연기상을 받았던 강애심씨가 캐스팅됐고
시인 김관식역에는 기주봉 정신병원의사 형사등 그밖의 주변인물로는
김명수 이태실 박재황 이재상 문석희등이 출연한다.

공연기간중 바탕골전시실3층에서는 이윤호 성종학등 동양화가 10명이
출품한 시화전이 열리며 매주화요일 4시30분에는 시낭송회도 개최된다.

<글 신재섭기자.사진 김병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