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연우무대의 한국현대연극의 재발견2시리즈의 네번째작품인"파수꾼"
(8월1일까지,서울혜화동연우소극장)은 1970년대라는 정치적암흑기를
우화적기법으로 표현하고있다.

이번작품은 극작가 이강백의 초기대표작인 "파수꾼"(75년초연)과
"셋"(72년초연)을 작가자신이 결합,재구성한 것으로 기국서의 연출로
민경진 박재황 정낙경등 7명의 남자배우들이 출연해 남성적인 힘과 열기로
무대를 채운다.

"파수꾼"은 위기조성을 위한 대중조작,언론통제,우민정책으로 대표되는
통제체제에 대한저항과 편입의 과정을 "이리떼이야기"라는 상징을 통해
묘사하고있으며 "셋"은 역사속에서 진실의 매몰과 부활을 코믹한 우화로
그리고있는 작품.

이리떼의 내습을 알리는 북소리가 하늘높이 치솟은 망루위에서 들려오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인다.
망루아래엔 노인과 소년이 외롭게 살며 마을사람들에게 북소리를
전해준다.
그러나 소년 파수꾼은 늘 망루위에 올라가 황야저쪽을 보고싶어한다.

한편 마을에서는 눈먼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다니며 군중들앞에서
아들의 머리를 총으로 쏘아 맞추는 쇼를 벌인다.
그러나 번번이 아들은 살아나고 군중들은 야유를 보낼뿐이다. 보다
자극적인 장면을 원하는 군중들과 아들을 죽여야한다는 아버지의
강박관념을 풀어주기위해 아들은 죽음을 준비하고.. 망루위에 올라간 소년
파수꾼. 그러나 황야 저쪽엔 이리떼는 없고 흰구름만 흘러가고있다.
소년은 이사실을 마을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혼란의
순간이 다가온다.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