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큐슈시 JR고쿠라(소창)역에서 택시로 10분거리에 동도기기라는 회사가
있다. 동도보다는 "TOTO"라는 브랜드명이 더 알려져있는 회사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이 회사제품과 접할 때가 많다. 공항 빌딩 호텔화장실의
변기가 "TOTO"로 돼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작년에 냄새제거장치를 부착한 온수세정변좌의 히트로
즐거워하고 있다. 내수경기가 부진한 올해도 이 제품의 판매목표를
1백50만대로 작년보다 35만대나 높여잡고 있다. 이신제품은 대당
14만~16만엔으로 재래형보다 2배정도 비싼데도 잘 팔린다.

공장을 안내해준 우쓰노미야유키토시(우도궁행리)과장은 "의식개혁에
바탕을 둔 상품개발전략이 먹혀들어간 덕"이라고 말한다.

그는 전사적으로 벌이고 있는 "HUMAN21"운동을 소개해준다. 21세기에
대비하려는 지속적인 의식개혁운동이다. 이 혁신운동이 성공할 경우
2001년에 토토의 연간매출액이 1조엔을 돌파할 것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한다. 93년결산기의 5천억(추정)엔보다 2배나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휴먼21"운동은 글자그대로 인간존중 생활중시의 경영이념이 담겨있다.
하지만 스펠링하나하나에는 의식개혁의 방향이 제시돼 있다. H는 보다높은
성장(Higher Growth)을,U는 세계적인 평가(Universal Appeal)를 의미한다.
또 A는 도전정신(Aggressive Spirit),N은 새로운 TOTO(New TOTO)를
창조하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도약을 위한 변화를 다각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의식개혁은 조직재편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상품기획본부와
정보시스템부가 생겼다. 상품연구소와 기초연구소를 확충시켰다.

디자인중시,개성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추세를 중시,기획디자인
생활연구등의 기능을 일원화시키기 위해서다. 즉 세대의
변화,생활변화,사회의 변화를 예리한 눈으로 포착해 기업경영에
반영시키겠다는 전략을 구사한 것.

그래서 이 회사는 활기가 넘친다. 경력이나 직급상의 권위따위는
인정되지 않는다. "하고싶은 것을 말하고 하고싶은 일을 하라"는
분위기다. 이런 풍토가 없이는 참신한 발상과 창조는 기대할 수 없다.

위생도기업체인 TOTO는 결코 엄청난 신제품을 만들어내는게 아니다.
생활속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견해 낼뿐이다.

의식개혁이 조직활성화를 가져오고 이것이 다시 히트상품을 탄생시키는
호순환궤도를 만들어 낸다.

일본기업들이 현재 가장 힘을 쏟는것은 "의식개혁"과 "변혁"이다. 일본의
대기업사장들이 새해 시무식(1월4일)에서 사원들에게 당부한 말에는 이
"단어"들이 가장 많이 들어가 있다.

도요타타쓰로 도요타자동차사장은 "모든 분야에서 개혁을 추진,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기업이 되자"고 강조했다.

다나카준이치로 미쓰이부동산사장은 "변혁없이 전진없다. 이 말을
난국타개의 키워드로 삼고싶다"고 말했다.

한큐전철의 고바야시사장은 "지구적 규모의 격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항상 마음을 새롭게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변혁과 관련,미쓰이조선의 움직임은 눈길을 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창립75주년을 맞아 기업이념을 발표한 것이다. 1917년
미쓰이물산조선부라는 이름으로 발족한 이회사는 그동안 사시나 사훈이
전혀 없었다.

미쓰이조선은 사원들에게 기업이념채택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기업은 무엇때문에 존재하는가를 끊임없이 확인할것을 요구받고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쓰이조선은 해운일본을 있게한 수출입국의 첨병이란 소리를
들어왔다. 이념같은게 없어도 제1의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회사가
커지면서 사원들의 생활도 윤택해졌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연간 매출액이 지난 82년 3천6백40억엔을
최고로 기울기 시작,현재는 3천억엔선에 있다. 미쓰이그룹의 주력업체라는
이 회사가 "노쇠화"한 징후가 나타난 것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경영진들이
경영이념을 만들었다고 보아야 한다. "전통으로 길러진 다양한 기술과
감성넘치는 종합력으로 지구를 무대삼아 사회에 도움이 될 가치를
창조한다"
정신혁명이야말로 "재창업""기업재구축"의 원점임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